최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부쩍 중소기업 챙기기에 나선 것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그나마 다행스런 행보가 아닐 수 없다. 그간 거대 금융회사들이 기업의 서민이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에게다 몹쓸 짓을 너무나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권 원장은 최근들어 틈만 나면 기자들과 만나 은행가산금리 책정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중소기업 대출금리와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겠다
정부가 그간 금융지주회사 설립허용을 남발함으로써 이제 금융권에선 ‘금융지주회사 춘추 전국시대’란 말이 유행어가 되다시피 했다. 서울에만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KDB산은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 버티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이후에만 3개의 지주회사가 더 생겨났다. 부산은행 중심의 BS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중심의 DGB금융지주, 그리고 농협중앙회산
올해 정부가 농협중앙회(이하 농협)내 금융부문을 ‘금융지주회사’ 형태로 분리해 낸 것은 일단 환영할 일이다. 농협 산하 금융회사들이 우수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정 반대다. 그들이 했던 짓이 하도 엉터리여서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제대로 된 감시 감독을 받게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농협 산하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감독 사각지대에서 그들만의 잔치를 누려왔다. 농
부자 고객들을 하늘처럼 떠 받느는 금융기관들에게 서민은 어떤 존재일까. 한마디로 “봉”이라고 표현하는 게 옳을 것 같다. 우리는 고객 피빨아먹는 고리대금업자하면 그 악마같은 사채업자를 머리에 떠 올리곤 한다. 맞는 얘기다. 그러나 돈 없는 서민에게 악마는 또 있다. 은행이나 카드사도 사채업자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서민들에게 은행이나 카드사는 그야말로 두
1990년대말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은행권의 서열도 급속도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조상제한서(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등 그간 우리나라 산업발전과정에서 젖줄 역할을 했던 전통 은행들은 모조리 타격을 입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우그룹을 비롯한 대형 부실기업들이 죄다 쓰러지면서 이들에게 돈을 꿔 준 은행들도 함께 부실의 늪에서 헤어
지난 16일 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는 어설픈 민간화 추진 과정에서의 폐해를 그대로 보여줬다. 민간 예금을 유치한다고 높은 이자를 줘가며 예금을 끌어와 놓고는 돈을 굴릴 데가 없어 수조원의 막대한 자금에 대한 이자만 물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가하면 지방에서는 지역은행의 대출고객을 이자로 꼬셔가며 빼내간다는 지적까지 나왔다.엊그제까지 고위
지난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금융지주회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각 금융그룹 내에선 크고작은 갈등관계가 끊이지 않았다. 주로 지주사 회장과 계열 은행장간 불협화음이 많이 노출됐다. 그도 그럴 것이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은 서로 다른 줄을 타고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다 지주사에서 차지하는 은행의 비중이 너무나 컸다. 전체 지주사의 70~80%를 은행
산은금융지주(회장 강만수) 산하 협력회사 목록을 유심히 살펴보면 ‘두레비즈’라는 자그마한 업체가 하나 있다. 바로 산업은행 계열사들의 용역을 담당하는 회사다. 일반인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아주 낯선 업체다.이 업체가 담당하는 일은 그야말로 잡동사니 업무 그 자체다. 청소용역에서부터 꽃배달, 경비용역 등 금융업무와는 무관한 일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이나 하
신한사태에 대한 사법당국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측과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측간 법정 공방이 도대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다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신한사태에 대한 법적 심판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신상훈 전 사장측과 라응찬 전 회장측의 공방이 그만큼 뜨겁다는 얘기다. 서울중앙지법은 당초 늦어도 이달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금융그룹의 폐단이 이것저것 노출되면서 이제 금융계 일각에선 금융지주사 해체론까지 들먹이고 있다. 금융귀족들이 금융지주사 제도를 얼마나 악용했으면 이런 극단적인 말까지 나오는 걸까. 그래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2012년 10월12일 국내 거대 금융그룹에서 10년가까이 임원으로 근무한 A씨와 만났다. 그는 금융지주사를 개
금융인들조차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악질 금융이 있다. 은행 지점장들조차 이건 아닌데 하는 나쁜 금융이 있다. 바로 방카슈랑스 판매다. 2012년10월10일 전직 은행 고위 임원과 통화했다. 지금은 다른 금융기관의 수장으로 재직중이다. 그래서 그의 실명은 밝히지 못하겠다. 그로부터 언젠가 후배 은행 지점장들과 만나 나눈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방카슈랑
지금 정치권에선 재벌개혁의 목소리가 아주 높다. 경제민주화라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재벌의 전횡을 막고 작은 기업도 살찔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이 봇물을 이룬다. 그런데 똑같은 재벌인데도 일반 재벌개혁에 가려져 부각되지 못하는 이슈가 있다. 금융재벌의 전횡이다. 자회사나 손자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자회사 금융상품 집중 팔아주기, 거대 금융그룹의 힘을 이용
얼마전까지는 아무리 정권이 바뀌어도, 세상이 달라져도 장기간 회장이 바뀌지 않았던 금융지주사가 있었다. 바로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였다. 이들 뒤엔 정권보다 더 든든한 백이 있었다. 울타리가 있었다. 바로 외국인 주주들이다. 신한금융지주 뒤엔 제일교포 주주들이 버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정권을 새로 잡은 사람들도 신한금융지주 인사권만은 크게 건드리지
금융지주사 회장들에게 가장 무서운 건 무엇일까. 바로 정권교체일 것이다. 금융지주사 회장에겐 가진 게 많다. 무엇보다 연봉이 세다. 10억원도 더 받는 사람이 많다.계열사와 손자회사를 수십 개 씩 거느리다 보니 인사권도 막강하다. A금융지주사는 무려 60개나 되는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B지주사는 30개를 거느리고 있다. 기업 하나 죽이고 살릴
“우리 사회에 금융지주회사라는 제도가 아예 없었으면 어떠했을까” 이런 우문을 던지는 것은 금융지주사 제도 자체를 부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다.이 제도가 특정 금융 권력의 장기집권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금융권력 투쟁의 온상이 되고 있는 현실을 적시하고자 함이다. 그리하여 금융지주사 제도의 폐단이 있으면 이것을 개혁대상에 포함시켜달라고 주문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장
이명박(MB) 정부들어 거대 금융회사가 금융감독당국을 곤혹스럽게 한 것은 비단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건만이 아니다. 신한금융지주 라응찬 회장 실명제 조사건과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외환은행 인수 승인 건도 오랜기간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그리고 이들 기관의 수장들을 괴롭혔다.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실명제 조사를 미루다가 정치권으
때로는 감독기관 조차도 무서워하지 않는 금융지주사의 실제 위상은 어떤가. 지주사 내부로 깊숙이 들어가 보자.이명박 정부 초기로 기억된다. 당시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필자에게 거대 민간 금융회사의 지나친 정치적 행보를 걱정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금융당국에 근무할 때 이를 근절하는데 일조하겠다는 뜻도 밝혔었다.금융회사 수장들의 정치적 행보가
신한사태이야기는 이쯤해서 잠시 접고 이제 금융지주사 전반의 얘기로 넘어가야겠다. 신한사태와 관련해선 10월중 라응찬 신상훈 이백순 등 증인심문이 모두 끝나고 나면 11월중 검찰 구형과 법원 판결이 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을 통해 신한사태의 진상이 명명백백 드러나게 되면 그 때가서 신한얘기를 덧붙이는 게 순서인 것 같다. 다른 금융지주사도 신한과 정도의 차이
10년 전쯤의 일이다. 필자가 문화일보를 떠나 파이낸셜뉴스 금융부장으로 재직할 때다.당시 금융권에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조흥은행과 신한금융지주간 기싸움이다.당시 라응찬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지주측은 조흥은행 인수에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성복 조흥은행 회장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양측의 싸움은 볼만했다. 그 유명한 라응찬 대 위성복
신한사태는 지난 2년간 수많은 사회적 비용을 유발시켰다. 신한이 자기네들 집안싸움에 검찰과 법원을 끌어들이면서 수사 및 재판 규모는 가위 ‘내란죄’급 크기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국가 공무원들이 동원됐겠는가. 이게 다 국민세금 잡아먹는 일 아닌가. 이디 그 뿐인가. 그 많은 검찰 인력과 법원 인력을 민생보호에 투입했더라면 우리사회가 얼마나 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