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만필] 조선의 고종(高宗)은 1919년 승하할 때, 태황제에서 태왕으로 격하돼 있었다. 9년 전부터 일제의 강점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1863년 즉위한 그는 1907년 네덜란드 만국평화회의에 밀사 이준을 파견한 것이 빌미가 돼, 일제에 의해 강제 퇴위됐다. 그 때 태황제로 물러나면서 조선 마지막 왕 순종이 즉위했다.고종이라는 묘호는 ‘
[초이스경제 장경순 만필] 덕종어보의 진위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1924년에 분실돼 왕실이 다시 만든 것이니, 정식 어보에 틀림없다는 것이 문화재 당국의 설명이지만, 다시 만든 담당자가 하필 매국노 이완용의 아들 이항구가 아니냐는 시비가 발생했다. 그러나 당국은 이항구가 분실과 관련해 징계를 받았고 다시 만든 사람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덕종(德
[초이스경제 장경순 경제칼럼] 직장에서 퇴사할 때, 어느 날짜로 사직서를 내느냐도 고민이 필요하다. 제일 중요한 건 급여와 보너스 일정이다.내가 예전 직장에서 퇴직할 때, 나름 생각으로 6월 중순의 어느 날을 퇴사일로 정하고 윗분들에게도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알고 지내던 많은 분들이 이틀을 늦추라고 강하게 권유했다.그 때 상여금 지급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이스경제 장경순 편집장] 휴일 저녁 무렵에 JTBC ‘한끼줍쇼’ 팀이 찾아왔다. 무수한 스탭들과 방송장비를 갖추고 찾아온 ‘밥동무’들인데 집안에는 이들을 제대로 대접할 변변한 음식이 없었다.“하루에 한 끼도 안 먹는 습관이 있어서”라는 이유로 이들을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검색을 해 봤더니 아는 형님이 이 프로그램에 대해 쓴 글이 있었다. 대중문화 전문
[초이스경제 장경순 경제칼럼] 장관급 이상의 인사청문회는 인품과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현실은 능력보다 인품검증에 집중되고 있다.주요 장관들이 병역미필로 채워지던 시기에는 일부러 아주 심하게 자질 떨어지는 인사를 섞어 넣어서 나머지 자질미달들이 통과되게 만들었다는 세간의 불평도 나왔었다.야당은 인사청문회를 정국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고 부심하게 마련이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제나라 경공(景公)은 강태공의 자손으로는 거의 마지막 명군이다. 춘추시대 말기 제나라를 다스렸다.훌륭한 임금에는 대개 훌륭한 재상이 함께 하는 법. 경공에게는 안영이라는 당대의 명재상이 있었다.진(晉)나라와 연(燕)나라의 침략위기를 맞아, 경공은 안영의 추천을 받은 전양저라는 장수를 기용했다. 전양저는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요즘은 아침에 배달된 신문을 읽을 때 허전한 점이 하나 있다.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소감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과연 나하고 사람들 생각이 같은지, 내 판단이 안 설 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라도 기사 아래 댓글 칸을 건너뛰지 못한다. 그만큼 독자들의 댓글은 이제 주요 기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가 됐다.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1388년 음력 5월, 이성계와 조민수의 요동정벌군은 위화도에 쏟아지는 비와 불어난 강물에 갇혀 있었다. 굶어죽는 병사도 나왔다.22일 무렵 조민수는 불안한 소문을 들었다. 이성계가 휘하 친위병을 거느리고 동북방면으로 출발했다는 것이다.사기도 떨어진 마당에 고려 최고 장수가 최정예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조선 건국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들은 이성계와 최영이 부자지간과 같은 인간관계를 가졌다고 묘사한다.최영은 1316년생, 이성계는 1335년생이니 19살 차이다. 그 정도 나이에 무슨 부자지간이냐 할지 몰라도, 이성계의 진짜 아버지 이자춘이 1315년생이다. 최영보다 한 살 위다. 그 시대는 정말로 19, 20 나이에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고려 공민왕은 좋게 보면 중흥군주이고 나쁘게 보면 명나라 망국 군주 숭정제처럼 스스로 충신 명장을 살해한 의심의 군주다.이런 임금이 40 중반에 시해되지 않고 60, 70살 이상을 살았다면 이성계 같은 백전백승의 명장은 갈수록 깊어가는 임금의 의심으로 끝내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임금에게 의심은 필요악이다. 사람에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작은 만필]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참전을 선언한 것은 12월8일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면서다. 하루 전 일본군으로부터 하와이 진주만 해군기지가 습격을 받았다.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의회로 가서 선전포고를 해야 했다. 그런데 대통령 경호국은 이 과정에서 전에 없던 고민을 하게 됐다. 대통령의 전용차가 예기치 못한 공격에 취약할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이번에는 이성계·이방원의 일대기에 등장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다. 고려 말 조선 초를 다루는 드라마에 고려 왕실의 여인으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다. 국권 이양 과정에 그녀 없이는 정통성을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민왕의 왕비 중 한 명인 정비 안씨다. 그런데 이 여인의 이미지가 작품마다 천차만별이다. 1983년 임동진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정도전이 무엇을 잘못 했나라는 질문은 두 가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유학을 하는 선비로서 본분을 과연 다했느냐라는 도덕적인 질문이 하나다. 다른 하나는 옳고 그름과 무관하게 과연 정권을 가진 사람이 무슨 실책을 해서 패망했느냐다.만필자는 대학 1학년의 교양 수준에서 유학을 배운 정도이니 첫 번째 도덕적 의미의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1979년 봄, 나는 아침에 약간 정신 나간 짓을 하며 학교를 다녔다. 이 때가 바로 나의 중2 때다.서울 연희동에서 계동으로 통학하는 길은 8번 버스를 타고 신촌 서울역 시청 중앙청을 거쳐 다니는 것이 정답이었다. 그해 여름 금화터널이 개통하고 나서는 543번이나 205번을 타고 바로 사직동 중앙청으로 다니는 것이 옳았다.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한동안 정사(正史)에 나오는 얘기는 무조건 부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기존의 사관에 기득권층의 시각이 비판 없이 대물림돼 온 풍토에 크게 경종을 울리는 순작용이 있었다.그러나 이런 류의 비판적 접근이 그 자체로 교조화 되는 경향도 있었다. 기존 시각과 상호 보완하는 차원을 지나, 예전의 기득권 사관이 누렸던 “나만 옳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정안군 이방원이 송현에서 정도전과 남은이 모인 집을 공격하자 대궐의 수비장수 도진무 박위는 피리를 불며 경보를 발동했다. 이 경보를 듣고 내갑사제조(內甲士提調) 이천우가 측근 두 명과 함께 대궐로 달려갔다. 관직명에서 그는 대궐의 정예무사들 지휘관으로 보인다.이천우는 이성계의 이복동생인 이원계의 아들로, 이방원과 세자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제1차 왕자의난, 무인정사의 재구성 1398년 8월25일 밤, 정안군 이방원은 9시 무렵 송현 남은의 첩 집을 공격해 정도전을 살해했다. 근처 안국동과 가회동 갈림길에서 진을 펼치고 정승들을 호출했다.광화문 앞으로 진군해 왔을 때는 자정을 전후한 시간이었을 것으로 대략 추측한다.한동안 그의 지휘 막사는 극도의 아수라장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저녁7시, 정안군 이방원의 일행이 사저를 출발할 때 날은 완전히 어두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가을 색을 더해 가는 10월 초, 저물어가는 해는 인왕산의 왼편에 걸려 있다. 근정전 뜰에서 보는 인왕산은 사람의 마음에 경박함보다는 장중함을 더해준다.올해 10월7일은 음력으로 8월25일이다. 617년 전 이날 밤, 정안군 이방원은 제1차 왕자의 난, 즉 무인정사를 일으켰다. 만필자는 3회에 걸쳐 1398년 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