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인사 청탁으로 시끄러웠던 모 은행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이 은행은 20년 전 쯤엔 덩치는 작아도 우량한 은행이라는 호평을 받았었다. 직원들은 잘난 척만 하는 다른 유서 깊은 은행들과 달리 발로 뛰는 서비스를 마다않는다고 했다.20년이 지나는 동안, 이 은행은 자기보다 더 깊은 역사를 가진 다른 은행들을 인수했다. 인수된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지난 7월 취업자 수가 5000 명에 그쳤다는 소식에 정부가 상당히 긴장한 모습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이날 휴가를 취소하고 긴급회의를 하러 나섰다고 한다.취업은 국민들의 체감경기에 가장 밀접한 요소다. 정부가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한 달 동안의 고용실적은 무수한 국정현안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지금은 부진해도 장차 나아질 거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약 20년 전, 삼십 중반 나이에 금융기자가 되면서 깊이깊이 다짐했던 것은 다시는 내 나라에 필요한 경보를 발동하는 일을 실패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보다 앞선 2년을 은행의 외환시장 조사담당자로 보냈다. 환율이 오르내리는 보고서를 썼던 매일매일의 일이 우리나라가 외환위기국으로 망해가는 과정을 지켜본 것이었음을 나중에 깨달았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일부 보도에 따르면, 현재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인터넷은행의 산업자본 지분 확대는 최소 34%가 거론되고 있다.오랜 세월 금산분리, 그리고 은산분리 논의를 취재해 온 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혹스런 숫자다.산업자본의 은행지분 한도는 10%로 하되 의결권은 4%로 제한하는 것이 현재의 은산분리다. 산업자본은 다시 말해 재벌을 포함한 비금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잠실에 위치한 제2롯데월드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반대했던 것은 아니다. 노 전 대통령 역시 국가적 상징이 될 수 있는 이 건물의 건설을 통해 경제에 도움을 주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그러나 인근 서울공항의 공군기들에게 안전 문제가 있다는 군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진보 성향의 정권으로서 안보를 소홀히 하느냐는 비판을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의 통화정책을 비판할 때 단골로 지적되는 건 중앙은행의 독립과 정권의 간섭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에는 아직까지 이런 문제가 일어난 적은 없다. 앞으로 남은 기간을 지켜볼 일이다.그러나 이전 정권에서는 예외 없이 정권 또는 정부 관계자들에 의한 중앙은행 독립시비가 발생했다. 특히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한국은행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어느 정권이나 몇 가지 정책에서 헛발질을 하게 마련이다. 헛발질이란 어휘로 뜻하고자 하는 것은 애초부터 탐욕스런 심보로 추진하는 사악한 정책이 아니라, 의도 자체는 좋았는데 결과가 전혀 딴판으로 나타나는 그런 것들이다.그러나 헛발질 정책이 한두 개 있다고 해서 정권 자체가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른 좋은 정책으로 국가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삼성 20조’ 발언은 ‘황금알 낳는 거위 배를 가르자는 발상’이라는 비판을 초래했다.이 뉴스를 자신의 페이스북 담장에 거는 페이스북 친구도 몇 사람 나타났다. 모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 성향이 뚜렷한 사람들이다.사실 홍영표 원내대표의 발언은 상당수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는 ‘철렁’하는 뉴스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2001년 6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2월 의사록을 읽고 있었다. 말미에 전혀 예상도 못한 내용이 있었다.남궁훈 위원이 이때의 금리인하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남겼다는 것이다. 재정경제부(지금의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로 당연히 ‘비둘기파’일 것으로 여겨 기사를 쓸 때마다 그를 가장 강한 완화론자로 분류해 온 일에 갑자기 엄청난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환영하기 위해 노래와 율동을 연습하는 뉴스를 봤다.54초 길이 동영상을 본지 3초 만에 입 안 가득 욕설이 쌓였다. 댓글 칸에 뭔가 한마디를 남기려고 하니 그래도 끝까지는 봐야 했다. 혹시 막판 대단한 반전이 있는 것이라면 말을 삼가야하기 때문이었다.그래서 차마 못 볼 것을 5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월드컵 내내 한 방송국 중계만 보고 있었다. 어제 처음으로 채널을 돌렸다.때가 되면 기사를 통해 1919년 대한민국 건국을 강조하는 사람으로서, 내 주어진 위치에서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잊지 않고 있다.그런 내가 듣기에, 몇몇 중계자들의 발언은 대단히 불편했다. 한국인이 지니고 있는 반일감정의 깊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국회가 종합부동산세 논의를 시작한 2004년의 모습은 막연히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차지한 직후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시도에 대한 역풍으로 이른바 ‘탄돌이’ 의원들이 대거 등원했다.많은 사람들은 ‘탄돌이’들이 ‘완장맨’처럼 소리를 지르면서 종합부동산세를 밀어붙이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었다.그런데
[초이스경제 장경순 경제칼럼] 17년 전 오후, 지금보다는 부지런할 때여서 주말에 혼자 등산을 한다고 산에 오르고 있었다. 한국은행 공보실에 근무하고 있던 강성원 조사역의 전화를 받았다.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서 아침 9시에 기자회견을 한다는 전화였다.이때를 지금까지 8월의 한여름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글을 쓰기 위해 검색을 해
[초이스경제 정동근 경제칼럼] 전국 단위 선거는 그 규모와 범위 덕택에 취재 기자의 경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총선, 대선 경력이 몇 번이다”는 표현을 자랑삼아 말하는 정치부 기자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전국적으로 일제히 치러지는 선거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총선거, 지방 선거 등 3종류뿐이다.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총선거와 달리 지방
[초이스경제 장경순 경제칼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명언이 있다. 금리에 관한 것이다.“금리는 올려야 할 때 올린다는 전제 조건하에, 낮을수록 좋다.”김효석 전 국회의원이 현역의원으로 활약하던 시절, 본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그는 경제 관료도 지내보고 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했었다.그의 발언에서 진짜 명언은 뒷부분 ‘낮을수록 좋다’가 아니라 앞부분의 전제조건
[초이스경제 장경순 경제칼럼] 한국 가요가 산업적 측면에서 탄탄한 내수기반(?)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 이후다.그 전에는 한국에서도 외국 가요보다도 시장 기반이 크게 빈약했다. 다시 말해, 음반 소비의욕을 가진 고객층이 외국가요, 즉 팝송에만 있었지 내 돈 내고 국내가수 음반 사는 사람은 다방사장이 아니면 드물었다는 것이다. 팝송을 듣고 음반
[초이스경제 정동근 경제칼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코앞이다. 한반도에 전례 없는 평화를 선물하리라는 예상이 대부분이다. 경제 번영으로 이어질 게 분명하다는 섣부른 판단도 나온다.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가는 피와 땀이 어느덧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가고 있다.북미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여정은 한마디로 지난했다. 남북한과 미국의 정치인들 사이 조그만 틈으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삼성생명 등 삼성의 보험계열사들이 31일 삼성전자 주식 2700만 주를 팔았다고 공시했다.이에 대해 로이터는 삼성의 발표만을 간략하게 전했지만, 기사는 상당히 비중 있는 위치에 배치했다.삼성의 이번 조치는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금산분리 관련법을 위반할 여지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앞으로도 삼성생명 등은 지속적으로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세상 일 가운데는 대놓고 지적할 정도로 큰 일이 아닌 것도 많다. 그래서 너도나도 말을 아끼다보면 영원히 개선과는 담을 쌓게 된다.그런 일들 가운데 두 가지만 언급해 보기로 한다.첫째는 한국은행 홈페이지의 경제통계 시스템이다.사실 이것은 한은이 잘못한 것보다는 잘한 점이 훨씬 더 많다. 마치 한국경제의 일목요연한 지도를 들여다보는
[초이스경제 외부 기고=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PR학회 제15대 회장] 일터의 오너가 아닌 이상 언젠가는 누구나 사표를 쓰게 마련이다. 사표를 쓰지 않더라도 정년을 맞으면 언젠가는 그 일터를 떠나게 마련이다. 그 뿐이겠는가? 사람 사이에서도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 한용운 시인은 (1926)에서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