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주는 이야기 공연장면
[초이스경제 이현경기자]  ‘죽음’을 다루는 연극들이 웃음부터 공포까지 다양한 감정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자살사이트를 운영하는 ‘안락사’와 그의 의뢰인 ‘마돈나’, ‘바보레옹’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블랙 코미디다. 기상천외한 자살 방법과 강렬한 분장을 한 캐릭터가 웃음을 선사한다. 배우가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애드립이 많기 때문에 조금씩 변주되는 장면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편으로는 관객을 무대 장치로도 활용해 관객들의 몰입도와 친근감을 강화했다. 이를 무기 삼아 작년에는 누적관객 10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죽여주는 이야기’는 대학로 삼형제극장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되고 있다.

대학로 이랑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염쟁이 유씨’도 죽음에 대한 극이지만 유쾌함을 간직하고 있다. ‘염쟁이 유씨’는 가업을 이어받아 일평생 죽은 사람의 몸을 수습해왔던 염쟁이 유씨가 마지막으로 작업을 하기로 결심하면서 그 동안의 일생을 고백하는 극이다. 얼핏 무거울 것 같지만 15명의 캐릭터를 배우 한 명이 표현하며 삶 속의 죽음, 죽음 속의 삶에 대한 감정을 유쾌하게 전달한다. ‘염쟁이 유씨’는 2006년 서울연극제 인기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한편 ‘오싹한 여름’을 노리며 ‘죽음’에 무게감을 더한 연극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연극 ‘학교괴담’은 교내에서 발생한 반복적인 자살 사건을 학교 이미지에 피해가 간다는 이유로 은폐한 명문여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공포물이다. 치열한 입시 경쟁에 치여 감정이 메마른 캐릭터들과 익숙한 존재이기만 했던 학교의 스산한 모습이 관객들의 공포심을 자극한다. 강렬한 음향효과로 극적 긴장감도 한껏 높였다. 연극 ‘학교괴담’은 다음달까지 레몬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연극 ‘두 여자’는 대학로 공포 연극의 대명사로 이름을 알린 극이다. 심령사진과 같은 포스터로 극을 보기 전부터도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영상, 음향, 조명 등 다양한 극적 장치를 활용해 공포감을 극대화 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깜짝 놀라는’ 효과는 지양하고 한층 업그레이드 된 공포와 전율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두 여자’ 측의 설명이다. ‘두 여자’는 정신분열증을 앓아 정신병원에 수감된 쌍둥이 언니를 둔 쌍둥이 동생에게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대학로 라이프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제작사 삼형제 엔터테인먼트의 이훈제 대표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스토리의 다양화를 추구하는 관객이 점차 늘어나면서 죽음이라는 소재 하나에서도 다양한 톤의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중”이라며 “앞으로도 관객 니즈에 따라 보다 세분화된 이야기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