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서커스 피자 공연 현장
[초이스경제 이현경기자]  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피상적이고 낡아빠졌지만 그럼에도 반복되는 이 질문은 다양한 이야기의 시작점이 된다. 뮤지컬 <서커스 피자> 역시 이러한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내놓는 공연이다.

중년의 가장인 허당은 50년 전통의 수제 화덕 피자 가게 ‘서커스피자’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싸고 편리한 대형마트와 자본력으로 밀어 부치는 브랜드 피자 가게에 밀려 예전과 달리 손님이 끊긴 가게 상황에 한숨만 늘어간다. 그의 아들 허명수는 젊은 패기로 가게를 살려보려 고군부투하고, 가게 아르바이트생인 한고음도 옆에서 ‘무한 긍정’의 힘을 전파하며 도움이 되려 한다.

여전히 훌륭하지만 ‘퇴물’ 취급 받는 전통은 안쓰럽고도 불편한 존재다. 동네 꼬마들부터 경쟁 업체까지 놀리고 무시하는 그 전통을 허당은 어떻게든 지키려 한다. 밀가루가 잔뜩 묻은 앞치마를 두르고 묵묵히 피자를 만들어내는 허당은 곧 서커스 피자의 분신이다. 허명수 역시 그런 아버지를 못마땅하게 보기도 하지만 이내 아버지의 품을 파고든다. 한 공간에서 삶을 공유한 이들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서로에게 ‘희망’이 되기도 한다.

젊은 주인공들의 알콩달콩한 장면과 멀티남의 활약은 <서커스 피자>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이야기가 마무리되면서는 <서커스 피자>의 인물들이 모두 모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콘서트’도 즐길 수 있다. 무대를 채우는 인물들의 유쾌한 몸짓과 웃음은 관객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한다. 희망은 변하지 않는다. 희망은, 여전히 노래한다. 공연장 문을 나서고 나서도 노래가 한 동안 귀에 감긴다.

한편 뮤지컬 <서커스 피자는> B.S 뮤직컴퍼니의 정찬우 감독이 만드는 ‘두 번째 ‘해피니스 레시피’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커스 피자>는 홍대 인디팍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02)719-9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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