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완묵기자] SK그룹 12개 주요 계열사의 2014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2013년 상반기보다 1.7% 늘어났지만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오히려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태원 그룹 회장의 부재가 실적 악화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때 필요한 인사 결정과 대형 투자 결정이 미뤄지면서 사업 부진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의 상반기(1∼6월)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SK그룹이 고민에 빠졌다. 전체 영업이익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늘어났지만 반도체 경기가 좋아지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내부 분석 때문이다. 마치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를 빼면 부진한 실적에 그치는 '착시 현상'이 SK그룹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SK그룹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케미칼, SK C&C, SK건설, SK가스, SK네트웍스 등 12개 주요 계열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8800억원(실적 발표 전인 일부 계열사는 내부 추정치로 집계)으로 3조8146억원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로 상반기 2조141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SK하이닉스를 제외할 경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7400억원으로 2조3840억원이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무려 27.0% 줄어들었다. 특히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던 SK텔레콤의 실적 개선이 미진하고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이 크게 하락하는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SK그룹에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비중은 55.2%에 이른다.

SK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SK하이닉스마저 실적 하락 사이클에 진입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SK그룹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01∼2003년 적자 △2004∼2007년 흑자 △2008년 적자 △2009∼2011년 흑자 △2012년 적자 △2013년∼현재 흑자 식으로 적자와 흑자를 일정 기간씩 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 4년 이상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는 형편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같은 주력 계열사들이 업종 특성상 장기적이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도 부담이다.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없는 상황에서 대형 투자와 관련된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SK그룹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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