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식 무한리필 시대 가고 이젠 품질 앞세운 적정 리필 먹히는 시대

▲ 더블더블 매장

[초이스경제 이현경기자] 무한리필 음식점이 돌아왔다. 보다 정제된 모습을 갖추고 돌아온 최근의 무한리필 음식점들은 외식 소비자들의 변화된 욕구를 잘 반영한 곳이다.

무한리필 음식점은 2010년까지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무한리필 음식점이 현재는 10대와 20대 초반까지의 연령대 고객 비율이 압도적인 것과 달리 초기만 해도 이들은 30대 소비자들까지도 타깃으로 삼았다. 그만큼 많은 소비자들이 일반 음식점보다는 약간 품질이 떨어지더라도, '싸고 푸짐한' 음식에 환영했다는 이야기다. 

무한리필의 중심이었던 대부분의 고기뷔페는 미국산과 브라질, 칠레 산 등을 사용해 기본 단가를 낮추는 대신 다양한 종류를 준비해 만족감을 끌어 올리는 방식을 취했다. 여기에 샐러드와 떡볶이, 튀김 등 사이드디쉬를 포함한 샐러드 바를 준비해 풍성한 맛을 더하는 곳이 많았다. 셀빠, 미팅 등은 이러한 방식을 적극 반영해 고기 뷔페의 대명사로 떠오르기도 했다. 스시 뷔페도 이와 비슷한 방식을 적용해 중•저가 재료와 롤, 메밀국수, 튀김 등을 한번에 1만원 대 중반에 선보여 왔다.

하지만 이들은 급락한 인기를, 그리고 치명적인 실수를, 아직까지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꾸준히 가맹점을 늘려나가던 고기뷔페는 이미 운영중인 가맹점을 유지하는 데 급급해 한다. 스시뷔페는 일부 매장에서 판매하는 ‘역돔’이 도미의 일종이 아니라 실은 3~4급수 민물에 서식하는 ‘틸라피아’인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다. 뉴스가 터진 이후로 스시뷔페는 이전의 인기를 잃어버렸다.

물론 소비자 니즈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넉넉히 먹을 수 있다면 일부러 찾아가서도 먹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싸구려’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잊을 만 하면 터지는 식품 위생 문제에 만성 염증을 느낀 지금의 외식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얕은 눈속임은 통하지 않는다. 해산물이나 고기처럼 조리 전 상태를  직접 소비자들이 볼 수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소비자들은 음식이 테이블에 세팅되는 순간부터 입으로 넣어 음식을 씹을 때까지 총체적인 평가를 진행한다. 과연 이 음식이 이 가격에, 알맞은 양으로 나오는 것인지를 따지는 것이다.

최근 새로 생긴 무한리필 음식점으로는 돈까스 무한리필 음식점이 있다. 1인당 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등심까스, 안심까스, 치킨까스, 생선까스 등을 맛볼 수 있다. 돈까스 무한리필 프랜차이즈로 화제를 얻은 돈까스킹은 국내산 고기만 사용하고, 고객이 따뜻한 돈까스를 먹을 수 있도록 한꺼번에 많은 양을 튀겨 놓지 않는다. 초기 매장을 강남 지역에 집중해 다른 ‘강남 맛집’과 견줄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무한리필 김추일 돈까스 역시 국내산 100% 생고기를 사용해 돈까스를 만든다.

플러스 메뉴도 무한리필의 진화로 볼 수 있다. 숯불 소고기 숙성 전문 프랜차이즈를 표방하며 등장한
 그램그램은 4인분을 시키면 4인분을 더 주는 전략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얼마 전 외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더블더블 역시 3인분을 시키면 3인분을 더 주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더블더블은 뽕나무 추출액과 과일 등을 사용해 24시간 달여낸 숙성액에 고기를 48시간 숙성시키는 것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돼지갈비와 소갈비살을 동시에 선보이고 있는데, 특이하게 반반 메뉴도 포함시켰다. 점심메뉴가 따로 있음에도 더블더블 구리 직영점의 경우 점심에도 고기 메뉴를 먹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이처럼 진화한 무한리필 전문점의 포인트는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과 ‘적당한 양’이다. 돈가스 무한리필 음식점은 신선한 원재료를 사용하고 마음대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했다지만 실제로 돈가스는 기름기 때문에 2인분 이상 먹기가 힘든 음식이다. 무한리필이라기 보다는 조금 더 푸짐하게 먹게 되는 셈이다.

더블더블과 같이 플러스 전략을 내세운 곳도 마찬가지다. 이런 곳은 정해진 양이 있지만 실제로 먹게 된다면 한 번 주문한 양만으로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무한리필이 외식 소비자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예나 지금이나 같다. 다만 그 흥미를 유발하는 포인트는 바뀌었다. 포인트만 잘 바꾼다면, 지나간 유행도 언제든 복귀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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