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장의 정체성과 깨끗한 위생상태, 세련된 분위기를 갖고 고객 유인

▲ 이바돔감자탕 매장

[초이스경제 이현경 기자] 세상만사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하지만, 어떤 것은 보이는 것이 전부일 때도 있다. 업장의 인테리어와 공간 구성 방식은 ‘보이는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최근 창업 시장에서 ‘카페형 인테리어’가 일종의 표준 사항으로 자리잡은 데에는 극명해진 소비자의 변화 때문이다. 맛이 평범하더라도 인테리어가 독특하다면 멀리서도 소비자가 일부러라도 찾아오는 매장이 된다. 약간은 허름한 집이 진짜 맛집이라고 일컫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새로 오픈하는 신규 매장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독특하거나, 최소한 카페형의 편안하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지 않으면 고객의 발길을 끌지 못한다.

다시 말하자면 카페형 인테리어는 해당 업장의 정체성과 위생상태 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사람들은 이제 눈으로도 음식을 맛보고, 분위기에 취한다. 이것은 굳이 젊고 까탈스러운 소비자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유행 중인 카페형 캐주얼 다이닝에도 중년층 고객들이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 고객까지를 주 타깃층으로 삼는 기존 외식 업장도 카페형 인테리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바돔감자탕이 대표적이다. 이바돔감자탕은 우드 소재를 주로 사용한 카페형 인테리어로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주력한다. 감자탕은 20대 소비자보다는 그 이상, 혹은 20대 전후의 소비자까지 모두 포함한 가족들을 주 타깃으로 하는 아이템이다. 이바돔감자탕은 이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을 카페처럼 꾸몄다. 카페에서 소품으로 쓸 법한 아기자기한 장식품도 놓고, 식후에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까지 따로 구축했다. 토속적이고 푸짐한 메뉴를 세련된 공간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이점으로 내세워 기존 감자탕 매장과 완전한 차별화를 이룬 셈이다.

펍(Pub)도 카페형 인테리어를 적용한다. 술을 파는 곳은 타깃층과 영업 시간 등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프라이드 펍을 지향하는 투고인(togoin)은 인테리어와 메뉴 구성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빈티지한 카페 분위기를 구성해 기존 펍보다 부담없이 찾을 수 있다. 매장 한 켠으로는 테이크 아웃 코너를 구성해 유동 고객까지 잡을 수 있는 인테리어 구성을 보이고 있다. 투고인은 새우튀김, 피시앤칩스, 치킨드럼스틱(닭다리) 도미살 어묵 우동 등을 판매하는데 점심에는 메인 메뉴에 밥, 샐러드 등을 곁들인 정식 세트까지 선보인다.

치킨 매장은 지난 몇 년간 카페형 인테리어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왔다. 2010년 이후에 생겨난 다수의 치킨 매장은 골목이 아니라 길거리 가장 바깥의 큰 매장으로 나왔다. 배달 위주 매장은 골목 안쪽에 작게 있어도 소비자들에게 매장이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아 상관이 없었다. 반면 홀 중심 매장은 손님을 불러 모아야 하므로 좀 더 세련되고, 넓은 매장을 필요로 하게 됐다 .

깐부치킨은 카페형 인테리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치킨 브랜드로 평가 받는다. 깐부치킨은 자사 인테리어 컨셉을 ‘치킨 호프집과 패밀리레스토랑·카페의 중간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훌랄라는 지난 5월 경 훌랄라 치킨카페를 열고 훌랄라 치킨 메뉴와 칵테일, 커피 등 카페 메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치킨이라는 아이템을 카페형 인테리어, 그리고 실제 카페 메뉴까지 선보여 수용할 수 있는 고객 폭을 넓혔다.

물론 카페형 인테리어가 만능은 아니다. 하지만 메뉴와 맛의 평준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현재 시점에서 외식업장의 인테리어는 전보다 더욱 중요한 부분이 됐다는 것은 확실하다. 카페형 인테리어의 핵심인 ‘세련되고 편안한 분위기’는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구심점이 될 수 있다. 보이는 것이 전부인 곳을 잡고 나아가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잘 보이는’ 방법을 고심해봐야 한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