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유리(좌)와 장나라(우)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요즘 인기드라마의 여주인공들은 어떤 캐릭터일까. 이런 물음속에 최근 특히 주목받는 캐릭터가 있어 화제다.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이유리 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왔다 장보리'는 연민정의 뻔뻔스러운 악행 덕에 시청률 27.9%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KBS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 속 양주희(김혜리 분)와 박수인(이세영 분) 또한 시청자로 하여금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 일등 공신이다. 이들의 연기가 더욱 악랄해질수록 시청자들은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재미에 빠지게 된다.

반면 이와는 정반대인 답답하고 소심한 캐릭터들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김미영(장나라 분)은 둔하고 답답하지만 순수하고 진실된 캐릭터로, tvN 월화드라마 '고교처세왕'의 정수영(이하나 분)은 소심하면서도 엉뚱발랄한 캐릭터로 각각 주목받고 있다.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은 가난에서 벗어나 돈과 명예를 갖기 위해 친엄마와 자식을 버리고 주인공 도보리(오연서 분)의 인생을 훔치기 위한 거짓말을 꾸미는 인물이다. 그런 와중에서도 자신의 치부를 밝히려는 옛남자에게 "내가 이제 좀 사람답게 살아보겠다는데", "가난한 주제에" 등의 독설을 쏟아내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킨다.

특히 이유리는 전례없는 악녀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며 시청자들로부터 욕과 칭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다른 드라마 속 악녀에게 "이유리를 보고 좀 배워야한다"는 소리를 할 정도다. 또한 주인공을 괴롭히는 연민정이 얄미우면서도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날까 불안해하고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하는 모습에 왠지모를 동정심까지 느껴진다.

최근엔 연민정의 악행이 하나 둘 밝혀지고 주인공의 잃어버린 기억이 돌아오면서 극의 전개가 더욱 흥미로워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그녀의 활약에 "연민정이 악랄해질수록 드라마가 재밌어진다", "이유리 상하나 꼭 받아야 된다", "악녀연기 할거면 이정도는 돼야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김미영은 자만심 넘치는 9대 독자 이건(장혁 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는 지고지순한 캐릭터다. 자신에게 부탁해오는 직장동료들과 상사들이 '민망할까봐' 거절도 제대로 못하는, 사랑하는 남자가 아무리 상처줘도 끝까지 믿고 기다리는 답답한 성격이다. 이는 자칫 만화같은 오버액션으로 이목을 끄는 인물인 이건에 묻혀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러나 장나라는 김미영이라는 자신의 역할을 담담하고 차분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가장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 공감하는 캐릭터로 30대 여성들의 심정을 잘 풀어내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지난 12회에서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던 그녀가 사랑하는 아이를 잃고 오열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 크게 움직였다.

방송계에 따르면 여주인공들은 시청자들이 숨넘어갈 정도의 답답함이나 혀를 끌끌 차게 만드는 영악함 정도는 갖춰야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물론 이처럼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려면 내공있는 연기력은 기본이다. 이유리는 데뷔작인 지난 2001년 KBS 드라마 '학교'부터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으며 장나라는 시트콤 '뉴논스톱'을 시작으로 가수겸 배우로 활동,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결국 두 사람과 드라마의 인기는 10년 넘는 두 여배우의 연기내공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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