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축구 경기는 도중에 광적인 팬이 난입해 경기가 중단되는 소동이 자주 벌어진다. 난입 팬들은 스트리킹을 하거나 아무 의미 없는 질주를 하면서 순간의 유치한 자기 과시에 집착한다.

그러나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엄리그 웨스트햄과 토트넘의 경기에 난입한 팬은 통상의 난입자들과 격(?)이 달랐다. 축구 팬으로서 공에 대한 강한 집착을 지닌 것으로 보인 그는 이전 63분 동안 이렇다 할 슈팅 하나 없던 경기에서 ‘공이란 이렇게 차는 것’이란 교훈을 남겨주고 경기장에서 사라졌다. 안전요원에게 붙잡힌 채로.
 
18일 야후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이 프리킥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나타난 관중이 달려온 채로 프리킥 지점에 놓인 공을 걷어찼다. 공은 웨스트햄의 골키퍼 아드리안 산 미구엘 델 카스티요(아드리안)의 품으로 날아갔지만 이날 경기에서 보기 드문 유효슈팅이 됐다.
 
야후스포츠는 침입자가 안전요원으로부터 쫓기면서 여타 프리킥과 다른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시도한 슈팅임을 강조했다. 특히 야후는 크리스찬 에릭슨이 실제로 찬 허공 볼 프리킥보다 훨씬 훌륭했다고 촌평했다.
 
야후의 독자들은 “안전요원도 공이 어떻게 날아가나 쳐다보다 마저 쫓아가네” “매우 유쾌한 장면으로 앞으로 그에게 닥쳐올 모든 고난을 감수할 만 하다” “얼마나 오래 수감될지 모르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는 등의 역설적인 반응을 보였다.

▲ 갑자기 나타난 관중이 슛을 하는 동안 선수들은 프리킥 때의 공수 자세를 갖추고 있다. /야후스포츠 동영상 화면캡춰.

▲ 선수들 모두 난입 관중이 아니라 그가 걷어찬 공을 바라보고 있다. /야후스포츠 동영상 화면캡춰.

▲ 끝까지 열심히 추격하는 안전요원의 모습. 이 순간 경기장에서 직무에 가장 성실한 사람이다. /야후뉴스 동영상 화면캡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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