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완묵기자] 현대차그룹의 물류계열사이자 지배구조 관련주로 분류되는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SDS, SK C&C로 이어진 지배구조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이 이제는 현대글로비스로 향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글로비스가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가 30만원을 넘어섰다. 18일 글로비스는 전거래일보다 1500원(0.5%) 상승한 3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에 처음으로 30만원대에 진입한 뒤 주가가 30만대에서 안착하는 모양새다. 실적 부진에도 연초 이후 18일까지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으로 31.2% 상승했다.

19일에도 장 초반 상승세를 연출하며 최근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현대글로비스 시가총액이 커져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향후 그룹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고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지분 20.78%를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정 부회장 자산가치가 꾸준히 커져야 한다는 것.

현재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이 전혀 없다. 대신 현대글로비스 지분 31.88%를 갖고 있다. 18일 기준 해당 지분 시가는 3조6223억원에 이른다. 정 부회장 처지에서 보면 글로비스 시가총액이 커질수록 향후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 합병 내지는 현대모비스 단순 지분율 확대가 유리해진다. 기아자동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88%와 글로비스 지분 교환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이 상황에서도 글로비스 주식가치가 중요하다.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기아차의 해당 지분 가격은 18일 현재 4조6994억원이다. 글로비스 가격이 올라가고 현대모비스가 내려간다면 지배구조 재편 움직임이 한결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는 구조다. 결국 이 같은 가치 상승 가능성 때문에 글로비스가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글로비스 주가 상승은 삼성그룹에서 촉발된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 때문"이라면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뀌든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글로비스 주식을 활용할 기대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최근 SK C&C처럼 중고차 부문을 강화해 글로비스가 주춤한 실적을 꾸준히 되살리려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지난 7일 정 부회장이 이노션 지분 40% 가운데 30%를 팔아 3000억원가량 되는 현금을 확보한 것도 시점상 주목을 받고 있다. 이노션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당시 정 부회장이 해당 지분을 모건스탠리PE와 스탠다드차타드(SC) 등에 3000억원에 넘겼다고 밝혔다.

표면상 이유는 지난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해소하고 내년 기업공개(IPO)에 앞서 해외 주주를 유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향후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지분 매집을 대비한 실탄 확보를 한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지배구조상 오너 일가 지분이 많은 계열사들에 분산돼 있어 어떤 식으로든 시간이 흐르면서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금을 꾸준히 마련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