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의태기자]대우그룹 해체의 진실은 무엇인가. 지나치게 글로벌 투자를 늘리다 과도한 차입으로 외환위기의 파도에 난파된 것인가, 아니면 금융당국의 유동성규제로 사실상 강제해체된 것인가.

1999년 대우그룹이 좌초한 지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러 주장들이 엇갈리고 있다.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78) 전 대우그룹회장은 2005년 6월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2008년 사면됐으며 이후 베트남등지에 머무르는 처지다.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과 주장 등을 담은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지음)가 26일 출간된다.

신 교수는 오는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회고록 발표회를 갖는다. 이어 이날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대우그룹 전직 임직원 500여명과 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 강연을 할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이 그룹의 성장과 해체에 관한 술회한 이 책이 나오면 새로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신 교수가 4년간 서울과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김 전 회장을 20여 차례 만나 가진 인터뷰를 토대로 집필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책에서 대우자동차를 부실 덩어리로 낙인찍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헐값으로 넘긴 정부 정책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고 그 탓에 우리나라 경제가 천문학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데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을 비롯한 경제관료와 대우그룹 간의 불화가 작용했다는 주장과 대우그룹에 대한 정부 측 위기 진단은 본말이 전도됐다는 강도 높은 비판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제에 관해 이 전 총리는 회고록 ‘위기를 쏘다’에서 “대우는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어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이 전해지자 김 전 회장은 매우 언짢아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또 이 책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부터 ‘대북특사’로 활동하며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만들어낸 데 이어 노 전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의 정상회담을 성사 직전까지 진행시켰다는 일화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그룹은 창사 30여년 만인 1998년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법인에 자산총액이 76조 7000억원에 달하는 재계 2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했으나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1999년 워크아웃 결정이 내려진 뒤 해체됐다.

김 전 회장은 2005년 6월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2008년 사면됐으며 이후 베트남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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