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즌' 공연 현장

* 해당 기사는 보다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뮤지컬 <프리즌>을 100번 관람한 관객 성은아(34)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초이스경제 이현경 기자] 금요일 저녁 7시, 직장인 성은아(34)씨는 대학로 아티스탄홀 매표소에서 코믹뮤지컬 <프리즌>의 관람티켓을 받았다. 백 번 하고도 수십 번을 넘게 받아본 티켓이다.

공연 시작 시간이 가까워지자 성은아씨는 관객석을 찾아 들어갔다. 잠깐의 암전 뒤, 그녀의 눈 앞에 네 명의 인물이 분주하게 무대를 누비기 시작했다.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간직한 네 청년은 돈을 만들기 위해 은행털이를 시도하다가 경찰에게 포위되고, 교도소에도 수감된다. 이후 교도소 탈옥에 성공해 숨겨진 현금을 찾아 인생 역전을 꿈꾸지만 쉽지가 않다.

성은아씨는 뮤지컬 <프리즌>의 원동력이 바로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배우들이라고 느낀다. 관객들과 호흡한다는 느낌을 어느 공연보다도 강하게 받기 때문이다.

“<프리즌>의 미덕은 친근하게 웃긴다는 거예요. 일상에 치여서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별 다른 생각하지 않고 웃고만 싶을 때 있잖아요. <프리즌>에서는 그게 가능해요. 관객을 무대로 불러서 같이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이야기 속 등장인물로 대하는 부분도 매력적이죠”

실제로 <프리즌>에서는 관객 참여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 넘쳐난다. 네 명의 주연 배우는 물론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멀티맨들도 저마다의 개성을 뽐낸다. 성은아씨는 이런 재미에 두 번, 세 번 관람하게 되면서는 또 다른 재미에 눈떴다. 시즌마다 바뀌는 배우들의 연기와 서로 간의 조합, 갈수록 다양해지는 애드립을 발견하는 재미다.

덕분에 성은아씨는 지난 2012년 10월 16일 첫 공연을 본 이후로 지금까지 <프리즌>을 즐겨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100번째 관람 기록을 달성했다. 한 가지 공연을, 그것도 유명 배우나 아이돌이 나오는 것도 아닌 대학로 소극장 공연을 100번이나 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연극, 뮤지컬 가릴 것 없이 다양한 공연을 보러 다녔지만 극장의 크기나 배우의 유명세가 곧 그 공연의 매력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고요. <프리즌>처럼요. 앞으로도 <프리즌> 같은 공연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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