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의태기자]올해 노벨 문학상은 프랑스의 소설가 파트릭 모디아노(69)에게 돌아갔다. 프랑스 작가로는 2008년 르 클레지오 이후 6년만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다.

▲ 올 노벨문학상 수상자 파트릭 모디아노
스웨덴 한림원은 9일(현지시간) 모디아노를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붙잡을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기억의 예술로 환기시키고 나치 점령 당시의 생활세계를 재현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모디아노는 유대계, 나치 점령과 정체성 상실이란 주제를 작품 대부분에서 다루고 있다.

파리의 명문고교인 리세 앙리4세에 다닐 때 어머니의 친구이자 작가인 레이몽 크노를 만난 것이 모디아노가 작가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한다.

1968년 작 '별의 자리'는 후에 독일에서 포스트 홀로코스트의 대표작으로 칭송받았다.

시간, 기억 및 정체성은 모디아노 작품에서 거듭 나타나는 주제다.

모디아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와 닮았다. 그래서 모디아노는 우리시대의 마르셀 프르스트라고도 불린다.

1945년 7월 2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에서 유대계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벨기에인 배우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작가는 잃어버린 삶의 흔적으로 대표되는 생의 근원적 모호함을 주로 그렸다.

1978년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상인 콩쿠르상을 받은 그의 대표작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문학동네·번역판)도 마찬가지다.

이 소설은 자신의 기억을 모두 잃은 퇴역 탐정 '롤랑'이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몇 개의 실마리를 단서로 조금씩 자신의 과거를 복원해가는 '롤랑'을 통해 '기억 상실'로 상징되는 프랑스의 비극적 현대사의 한 단면을 그렸다는 평을 받았다.

문단으로부터 현대 프랑스 문학이 거둬들인 가장 빛나는 성과 중 하나라고 평가받고 있다.

불문학자인 김화영 교수는 "모디아노는 주로 2차세계대전 직후를 배경으로 소설을 많이 썼지만 그의 작품은 시대를 넘어, 전쟁 등으로 인해 인간 존재의 근원과 뿌리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생의 근원을 끊임없이 모색해 왔다"고 소개했다.

국내에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비롯해 '도라 브루더', '한밤의 사고', '슬픈 빌라', '혈통' 등이 번역돼 있다.
시인 고은(81)씨는 올해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명되는데 만족해야했다. 2006년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의 수상을 적중시켜 주목받은 영국의 온라인 베팅 사이트 '래드브룩스'는 올해도 고은씨의 수상가능성을 30위 내로 점쳤었다.

노벨문학상은 1901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106명의 작가에게 돌아갔다.

노벨문학상을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는 모두 39개국이며 아시아권에서는 인도(1913 타고르), 이스라엘(1966 슈무엘 요세프 아그논), 일본(1968 가와바타 야스나리, 1994 오에 겐자브로), 중국(2000 가오싱젠, 2012 모옌), 터키(2006 오르한 파크가) 등 5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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