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원화가치강세와 세계경기 침체로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재계가 뒤숭숭하다. 연말 인사철이 닥치기도 전에 재계에서는 실적 부진에 따른 ‘인사 쓰나미’가 덮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그간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물갈이 인사와 함께 임원수를 대규모 감축하고 삼성전자 또한 스마트폰 부진 여파로 무선사업부에 ‘칼 바람이 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재계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현대중공업그룹이 대규모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 전체 임원 262명 중 31%에 해당하는 81명의 사표를 수리하는 대대적인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어 임원 31명을 승진 발령하고, 28명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하는 정기 인사도 단행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의 임원수는 209명으로 20%(53명)나 격감했다.

아울러 이는 권오갑 그룹 기획실장(사장)이 전 임원 사직서 제출과 조기 임원인사 방침을 결정한지 불과 나흘만에 이뤄진 '속전속결' 인사여서 더욱 주목된다.

게다가 이번 인사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국회의원의 장남 정기선씨가 상무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경영 승계수순에 돌입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한편 현대중공업이 이같은 대규모 인사를, 그것도 연말 인사철 이전에 단행한 것은 서둘러 조직을 쇄신하지 않을 경우 그룹의 경영난을 헤쳐 나가는데 더 큰 어려움이 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중공업의 이같은 비상 조치는 다른 대기업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에 이어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많은 지역에서 스마트폰 점유율이 크게 줄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관련,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를 비롯, 일부부서에 대해서는 조직 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특히 제일기획 등 삼성전자 영업부진 지역에 파견돼 있던 일부 계열사 간부가 최근 급거 귀국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화강세, 그리고 이로인한 국내 대기업의 위기가 인사철 마저 바꿔놓고 있는 가운데 실적악화 기업들의 비상대응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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