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대학생들의 등록금부담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사립대학 및 사립대학법인이 금융투자로 127억원이나 되는 막대한 돈을 날려 빈축을 사고 있다.

27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일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사립대학 및 사립대학 법인은 '사립학교법' 제 32조2 제3항에 따라 고등교육 재정을 획기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적립금의 50%한도에서 금융투자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2013년도 기준으로 1억원 이상 금융투자를 한 사립대학 33개교 중 18개 대학이 약 127억5000만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33개 대학 중 1000억원 이상 투자한 학교는 연세대학교, 홍익대학교가 있었고 50억원 이상 투자한 학교는 서강대학교를 포함한 19개 대학이었다. 이들의 투자원금은 약 7568억원에 달했다.

투자비중에서는 수익증권이 56.9%로 가장 많았으며 이에 대한 투자로 37억90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특히 서강대의 경우 투자원금 103억3000만원을 수익증권에 모두 투자해 수익률 -29.9%를 내며 30억8000만원의 투자손실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경남대(-29억7000만원), 아주대(-24억4000만원), 성신여대(-12억8000만원)가 투자과정에서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대해 이상일 의원은 "적립금의 투자는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통해 등록금 의존성을 낮추고 학생복지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을 확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학생복지와 교육환경 개선에 쓰여야할 적립금이 학교의 잘못된 투자로 큰 손실을 입기 때문에 지나치게 위험한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익을 창출한 대학도 있었다. 연세대의 경우 약 2007억원을 투자해 2.3%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45.6%의 시세차익을 기록했고 가장 많은 평가차익을 남긴 대학교는 53억1000만원을 기록한 경동대학교였다.

운영재원의 부족도 지적됐다 수십, 수백억원에 달하는 적립금을 투자하고 있음에도 1억원 이상 투자 대학 33개교 중 담당실무자가 1명인 학교가 23개에 달했다. 50억원이상 투자한 학교중에서도 4개 대학이 1명의 담당자만 두고 있었다.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서강대, 성신여대, 성결대는 답변에 응하지 않았다.

또한 금융투자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51명 중 4명에 불과했고 비전공자도 13명에 그쳤다.

이 의원은 "미국의 경우 많은 사립대학들이 전용 투자회사 '커먼펀드(Commonfund)를 통해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대학에선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업무를 맡다보니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국내 대학들도 적립금이나 발전기금을 중심으로 공통펀드를 조성해 운용비용을 줄이고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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