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이미애 기자] 국제 유가 추락에 날개가 사라졌다.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가격이 4년만에 처음으로 75달러선 아래로 곤두박질 하는가 하면 브렌트유, 두바이유도 더불어 급락했다. WTI와 두바이간 스프레드 차이는 더욱 좁혀져 이제 셰일 오일의 생산기반 마저 무너뜨릴 기세다. 

게다가 원유시장에 투기세력 마저 유입됐다는 소문까지 퍼지며 상품시장을 더욱 흉흉하게 하고 있다.

13일(미국시각) 미국 상품시장에 따르면 이날 WTI 12월물 가격은 무려 2.97달러(3.9%) 폭락한 배럴당 74.2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9월21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브렌트 12월물 가격도 2.46달러(3.1%) 급락한 배럴당 77.9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9월9일 이후 최저치다. 곧 기준물이 될 1월물 가격 역시 77.49달러로 3.63달러나 떨어졌다. 

그런가하면 두바이유 가격도 78달러 대로 떨어져 3대 유가 모두 80달러선 아래로 곤두박질 했다.

이날 석유시장은 복잡했다. 온갖 악재에가 쏟아진 것도 모자라 투기세력 개입우려까지 제기됐다. 이 바람에 이날 카타르가 일일 50만 배럴의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도 유가는 “별 도움이 안된다”며 추락했다. 

우선 사우디 석유장관이 석유시장을 강타했다. 그는 “석유가격은 시장 논리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현 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아울러 오는 27일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도 감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이날 발표한 원유재고 지표도 유가를 짓눌렀다. 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174만 배럴 감소했다. 그러나 WTI 선물계약 인도처인 쿠싱지역의 재고는 오히려 170만 배럴 증가해 지난 5월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것이 WTI가격을 곤두박질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전날 중국이 발표한 10월 산업생산과 투자, 소매판매 지표가 모두 부진하게 나오는 등 주요 원유소비국의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석유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석유시장에 투기세력까지 개입, 농간을 부리고 있다는 얘기도 시장을 흉흉하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석유시장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70달러 부근까지 추락하고 나면 원유 저가 매수세가 나올 것”이란 진단도 나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유가 70달러선이 붕괴될 가능성 또한 크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향후 흐름도 계속 관심을 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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