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자국 시각기준 2012년12월31일 재정절벽 협상안을 극적으로 타결해 미국을 비록한 전세계가 한숨을 돌렸다.

 
미 하원 통과 절차가 남아 있지만 2012년 말까지로 돼 있던 법정 협상시한내 상원 통과를 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20년 만에 처음으로 부자증세에 대해 국회통과가 이뤄진 점도 큰 의미로 여겨지고 있다.
 
▲ 해리 리드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왼쪽)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대표.
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이 가까스로 시한내 재정절벽 협상안을 통과시켰다. 벼랑끝 통과다. 찬성 89표 반대 8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통과됐다. 지난해 11월16일에 협상을 시작한지 2개월여만의 통과다.
 
상원 통과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부부합산 소득 45만달러 이상, 개인 연간 소득 40만달러 이상자의 세율을 기존 35%에서 39.6%로 올리고 상속세율을 35%에서 40%수준으로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15%인 자본소득과 배당세율은 20%로 올리는 안도 담고 있다. 이같은 안대로라면 미국은 향후 10년간 6000억달러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상원 통과는 커다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상원에선 미 공화당이 처음으로 20년만에 부자증세에 합의해 줬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부자증세 기준이 그간 공화당측이 주장했던 100만달러 보다 훨씬 낮은 연간소득 40만달러로 낮아진 것도 의미가 크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승리로 해석된다.
 
이에따라 이제 공은 하원으로 넘어갔다. 하원이 이를 즉각 수용해서 상원안 그대로를 통과시킬지 아니면 일부 내용을 수정해서 통과시킬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며 주도하는 곳이어서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도 즉각 상원안 그대로를 통과시키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상원안 그대로를 통과시킬지, 아니면 일부 내용을 수정할지를 놓고 검토중”이라고 맞받았다. 특히 미 공화당이 줄기차게 요구해 왔던 재정지출삭감안이 포함되지 않은 채 상원을 통과한 것을 놓고 하원이 어떤 의견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그러나 하원도 3일까지 회기 임기를 연장해 놓은 상태여서 이번주내 하원에서도 어떻게든 재정절벽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정절벽 협상이 이번주중 완전 매듭지어진다해서 미국 정치권의 갈등이 완전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해야 할 일이 산넘어 산이다.
 
특히 미국 부채규모가 법정한도 16조4000억달러에 육박, 일시적으로 이 상한선을 올리는 문제 등을 놓고 앞으로 첨예한 갈등을 겪을 전망이다. 재정지출자동삭감일을 2개월 연장해 놨기 때문에 이 기간내에 이문제에 합의해야 하는 것도 정치권이 할 일이다.
 
이밖에 금융규제안 마련을 놓고도 민주-공화당간 격론이 예상된다.
 
한편 200만명 실업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실업수당 지급 시한도 1년 연장해 놓은 상태여서 앞으로 이 문제도 정치권이 풀어나가야 할 장기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재정절벽 협상이 상원을 통과하자 미국 언론 및 경제전문가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내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특히 그동안 재정절벽 협상이 교착상태에 머물면서 미국 기업들이 투자 소비 지출을 모두 중단한 상태였다고 전제, 앞으로는 기업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증시도 일제히 상승으로 화답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 31일 오전까지만 해도 낙심한 상태로 출발했다. 그러나 장 후반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갖고 “재정절벽 협상 타결 임박했고 기대해도 좋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마지막날 다우 나스닥 S&P500 등 3대지수 모두 급등한 채 한해 증시를 마감했다. 이날 하루에만 다우지수는 무려 166포인트나 올랐고 나스닥과 S&P500지수 또한 각각 59.2포인트와 23.76포인트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지난 1년간 다우지수는 7.3%, 나스닥은 16.0%, S&P500은 13.0%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미국 증시가 크게 호전된 것은 무엇보다 주택경기가 큰 폭 살아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년 미국 증시전망과 관련해선 기관마다 다소 전망이 엇갈렸다.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 등 대부분의 기관들은 내년 미국증시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본 반면 대표적 비관론자인 웰스파고는 2%하락할 것이라고 밝혀 대조를 보였다.
 
한편 중국 국가 통계국이 발표한 2012년 12월 제조업지수도 50.6으로 기준 선인 50을 웃돌아 10월이후 3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유지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경기는 여전히 상승신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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