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의태기자]2007년부터 4년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을 지내 그룹 경영을 꿰뚫고있는 김춘수 전 한화차이나 사장에게 경영기획실장을 다시 맡기는 지난달 인사는 김승연 회장 경영복귀의 전주곡이었다. 김 신임 경영기획실장은 그룹내에서 누구보다 김 회장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있는 경영인으로 알려져있다.

▲ 김승연 회장

한화그룹의 삼성 4개 계열사 인수작업(빅딜)이 마무리되면서 김 회장이 사실상 경영에 복귀했다. 아직 형 집행유예 기간이지만 그룹 주력사인 한화생명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부진한 경영상태가 김 회장의 예상보다 빠른 복귀의 주요인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3일 오후 서울 중구 장교동 본사 사옥으로 출근했으며 빅딜이 이뤄진 지난달 말부터 세 번째 출근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이날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삼성그룹의 4개 계열사를 인수한 것에 대해) 기쁘다. 이제 건강은 괜찮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은 삼성테크윈 직원들의 매각 철회 주장과 관련, "삼성에서 잘 해결할 것으로 본다"며 낙관적 입장을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두세 번 출근했다"며 "이전부터 김승연 회장은 그룹의 현안에 대해 주요 결정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확인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1조9000억원 규모의 삼성그룹 계열사 인수 계약을 재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을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또 한화그룹은 지난달 금춘수 전 한화차이나 사장을 그룹 경영기획실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한화케미칼 등 5개 계열사의 대표 인사를 실시했다. 최근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등 태양광 계열사의 대규모 투자도 성사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태양광 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김 회장의 결단없이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김승연 회장이 2012년5월 이라크에서 비스마야 신도시건설계약을 체결한 후 당시 말리티 이라크 총리와 악수하고있다.

그래서 재계에선 김 회장의 결단과 의중이 이번 한화그룹 주요 포스트의 인사와 대규모 투자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유죄확정 판결 직후 ㈜한화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김 회장은 상당기간 대표이사직을 맡을 수 없는 형편이다. 관련법상 집행유예기간이 끝나고 1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대표이사가 될 수없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상태여서 사면되지 않는 한 상당기간 법상 대표이사직 복귀는 할 수 없지만 경영활동을 재개하는데는 아무 제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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