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현대차그룹이 현대글로비스 최대주주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핵심으로서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블록딜 무산과 관련해 "어떤 경우에도 최대주주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고위관계자는  "최근의 블록딜은 공정거래법 취지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였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블록딜이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 구도의 신호탄을 보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해명하고 공정거래법에 맞춰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한 시도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최근 현대글로비스 지분 중 502만2170주(13.4%)를 대상으로 블록딜을 추진했으나 계약이 불발됐다. 정 회장 부자가 추진했던 현대글로비스 주식의 시간외 대량매매가 물량이 방대하고 일부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물류 분야 주축 역할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는 정 부회장과 정 회장이 각각 31.88%(1195만4460주), 11.51%(431만7701주)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향후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지속성 확보 및 안정화 작업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현대차(4.88%)와 현대차 정몽구 재단(4.46%) 등 국내외 우호지분을 합칠 경우 최대주주의 일부 지분을 매각해도 전체 지분율이 40%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무산된 여파로 현대차그룹은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현대글로비스 매각에 따른 투자자 반응이 싸늘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의 매각 무산이 흔치 않은 일이라며 향후 현대차그룹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이번 지분 매각을 두고 정몽구 회장 지분에 더해 정의선 부회장 지분까지 매각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라며 “오너가의 지분 희석에 따른 지배구조 프리미엄 이 상실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 오너들의 계열사 지분을 30%로 제한해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자체가 강제 규정이 아닌 데도 현대차그룹 오너들은 자발적으로 주식 매각을 통해 정부 취지를 맞추려 했던 것뿐”이라며 “하지만 시장은 마치 경영승계 작업이란 해석만 내놓으며 현대글로비스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에 열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룹 오너가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재추진할지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가들은 열의를 갖고 주식 주문에 나섰지만 국내 기관들의 주문이 매우 저조해 결국 일부 해외 투자가들까지 어쩔 수 없이 주문을 철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향후 시장 소통 작업을 활발하게 벌이는 동시에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액을 줄여 일감 몰아주기 논란 규제 해소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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