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노조가 4년만에 부분파업에 돌입했는데도 주식시장에선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의 현대/기아차 주가 동향은 노조 파업보다는 오히려 실적과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대/기아차가 부분 파업에 돌입, 가뜩이나 심화되는 경기침체의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현대차 사측은 이번 파업으로 약 88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증시에선 현대/기아차 파업에 아직 커다란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파업에 돌입한 지난 13일 현대자동차 주가는 오히려 전날보다 3.43%(7천500원)나 오른 22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물론 이날 하루 주가동향만을 갖고 현대/기아차 파업 파장을 성급히 진단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추가 파업이 예고돼 있는데다 이들 회사가 파업운운하며 내분을 지속하기엔 국내외 경제 환경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보다 임금이 높은 현대/기아차 직원들이 파업에 돌입한 데 대한 국민들의 시선 또한 그 어느때보다 따가워 이번 노사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이미지는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향후 주가전망은 파업보다는 국내 코스피지수 동향과 하반기 실적 여부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실적 전망과 관련해선 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있다.

우선 유럽 경제위기가 계속 되고 있고 미국시장의 구매력 또한 크게 위축된 점은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중국의 지난 2분기 GDP(국내총생산)성장률 또한 7.6%로 오랜만에 8%밑으로 떨어져 향후 중국경제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주요시장 모두가 활기를 크게 잃은 상황에서 현대/기아차의 앞날도 무조건 밝다고 보기는 여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현대/기아차의 하반기 실적전망에 대해 여전히 큰 기대감을 나타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관련, 한 증권 전문가는 “세계 경제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유럽위기 여파로 현지 자동차회사들이 기술 투자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커질 수 밖에 없다”며 “하반기에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전문가는 또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꺾이지 않는 한 현대위아, 금호타이어, 만도, 에스엘 등 관련 부춤업체들도 계속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과 유럽시장상황 악화로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자동차 시장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 회사의 하반기 실적전망 또한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상황만 놓고 볼 때 현대/기아차 파업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종목의 주가는 우리나라 간판 대형주라는 점에서 코스피 지수 등 대외변수와 실적에 더 큰 영향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파업을 비웃는 것은 비단 증시만이 아니다. 한-미, 한-EU FTA 체결 여파로 국내 시장에서의 외국차 가격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가 자동차값을 계속 높게 받으면서 집안싸움에만 몰두할 경우 현대기아차에 대한 국민들의 배신감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위기 여파로 국내외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가 최근의 실적만 믿고 방심한다면 이들의 미래는 그야말로 참담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금이라도 노사 대립을 멈추고 자동차값을 내리는 일에 더 몰두해야 지속가능한 성장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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