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우디 압박 날로 강화...OPEC은 석유시장 안정 주장

[초이스경제 이미애 기자] 작금, 석유시장 상황이 심히 수상하다. OPEC(석유수출국 기구)의 석유시장 보고서가 유가를 더 끌어올렸다. 묘하게도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OPEC의 왕초인 사우디의 신용등급 전망을 강등시켰다. 유가 추락으로 사우디 상황이 악화된 게 그 이유라고 했다. 이를테면 "유가 더 떨어뜨려면 너 죽는다"는 경고다.  그런 상황에서 유가는 또 올랐다.

하지만 사우디에 대한 압박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일부 국제투자기관은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지면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은 해체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쏟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침 OPEC은 석유시장의 수급을 낙관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리고 유가는 올랐다.

반면  유가 비관론도 여전히 득세하고 있다. 바닥론은 확산되고 있으나 유가 전망을 낙관하기엔 여전히 시기상조다. 이번주 미국의 주간 석유재고 동향 발표를 지켜봐야 좀 더 확실한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9일(미국시각) 상품시장에 따르면 이날 국제유가가 3거래일 연속 올랐다. OPEC의 석유관련 보고서가 이날 유가 상승을 유발했다. OPEC은 이번 보고서에서 석유 수요전망을 높이고 공급전망은 낮추면서 수급 개선 기대감을 높였다.

OPEC의 자료를 보면 향후 6년간 비 OPEC 회원국의 석유 공급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경우 하루 13만 배럴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커휴즈는 미국 원유 시추장비가 3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WTI 원유 인도지역인 쿠싱지역의 재고 상황도 생각보다 덜 늘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원유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결과 이날 WTI(서부텍사스산 중질유) 3월물 가격은 배럴당 1.17달러, 2.3% 상승한 52.86달러까지 솟구쳤다.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 가격도 배럴당 54센트, 1% 오른 58.34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S&P는 이날 사우디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다운 시켰다. 유가 추락이 신용등급 전망 하향의 이유다. 미국 영향을 많이 받는 S&P가 사우디에게 “더이상 유가 떨어지면 재미 없다”는 사인을 보낸 것 처럼 여겨진다. 공교롭게도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은 이날 석유 수급전망을 낙관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 뿐 아니다. 미국 일각에선 유가가 20달러대까지 떨어지면 OPEC은 해체되고 말 것이란 진단까지 쏟아지고 있다. 사우디에 대한 압박이 극에 달하고 있는 양상이다. 거듭 말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유가가 뜻밖에 3거래일 연속 올랐다.

하지만 유가 전망을 낙관하기는 여전히 이르다. 투자 기관들의 전망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바클레이즈는 “유가가 결국은 3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공급우위의 시장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골드만삭스도 비관적이긴 마찬가지다. 유가가 30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2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블룸버그 역시 “석유시장의 불확실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미국 정유 노동자들의 파업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관심사다. 정유 노동자들의 파업은 "원유 재고는 늘리고 휘발유 등 정제유 공급은 줄이는 석유가격 이중 구조를 유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유 파업이 길어지면 원유가격은 하락, 휘발유 가격은 상승요인이다. 이 경우 유가가 하락해도 미국 인플레이션은 올라가는 묘한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선물업계 관계자는 "OPEC이 하루 석유 수요가 292만 배럴로 40만 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면서 "다만 이날 정규장 거래 막판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은 주목할만 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향후 유가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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