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다시 50달러 무너지고 브렌트는 60달러 반납

[초이스경제 이미애 기자] OPEC(석유수출국기구) 소속국인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의 ‘긴급 회의 개최 가능 발언’이 석유시장에 호재가 될 법도 했지만 유가는 더 추락했다.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량 고수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미국 원유 시추장비 감소현상까지 둔화되면서 국제 석유시장의 공급과잉 우려는 여전히 증폭되고 있다.

게다가 내전중인 리비아의 원유 생산 및 수출까지 재개되면서 국제유가 추락을 가속화시켰다.

23일(이하 미국시각) 미국 상품시장에 따르면 이날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4월물 가격은 직전 거래일(20일) 대비 배럴당 1.36달러(2.7%) 급락한 49.45달러를 기록했다. 한동안 지지됐던 50달러선이 다시 힘없이 붕괴됐다.

북해산 브렌트 4월물 가격도 배럴당 1.32달러(2.2%) 떨어진 58.90달러로 미끌어져 내렸다. 역시 심리적 지지선인 60달러선이 다시 무너졌다.

이날에도 미국의 원유 재고 과잉문제가 이슈로 떠 올랐다. 특히 미국내 원유 시추장비 감소 추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미국 원유 과잉재고 우려를 키웠다.

이날 석유시장에 깜짝 호재도 있었다.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의 발언이다. 유가가 더 떨어지면 OPEC이 비상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한때 유가가 잠깐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나이지리아는 최근 유가 하락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나라다. 궁지에 몰린 나라의 석유장관 발언은 그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

선물업계 관계자는 “OPEC 최대 회원국인 사우디가 현재의 생산량을 유지하는 정책을 펴는 한 유가 단기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리비아 최대 유전의 원유 생산이 재개되고 수출항 가동이 다시 시작된 것 역시 유가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제원유시장에선 지난주부터 비관론이 힘을 다시 얻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시추장비를 줄인다고 해서 생산량이 감소되는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노후 장비만 가동을 중단하고 있고 기존 장비의 생산 효율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그런가 하면 그린스펀 전 연준의장도 “최근 유가 추락은 단지 공급 증가 뿐 아니라 중국 등 주요국 경제가 부진해지면서 발생한 수요 격감에도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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