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뛰쳐나와 창업 택한 그의 인력거 창업 스토리

▲ 이인재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살린 창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미국 보스턴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제가 이 일을 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습니다. 소소한 경험을 통해 얻은 만족감이 지금의 ‘아띠 인력거’ 창업까지 이르게 했죠”

최근 서울 북촌과 종로 일대에서 국내외 관광객을 태우고 가이드를 해주는 파란색의 ‘아띠 인력거’ 가 눈에 띈다. ‘아띠 인력거’는 이인재 대표가 2012년 2대의 인력거로 시작한 관광벤처사업으로 2013년 제 3회 창조관광사업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 유학 후 외국계 증권사에 입사한 이인재 대표는 돌연 1년만에 사표를 내고 인력거 사업에 뛰어든다. 처음 2대로 시작했던 인력거는 현재 20대로 늘어 지금까지 2만5000명 이상의 고객을 태우고 서울 북촌과 서촌 곳곳을 누비고 있다.

이런 이인재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을지로 ‘서울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초이스경제 주최 2015 창업세미나(후원: KB금융그룹, 우리은행, 신한카드)에 참석해 젊은 대학생들과 주부들에게 창업선배로서 조언하고 싶은 여러 메시지를 전했다.

 

▲ 이인재 대표는 젊은시절의 경험이 훗날 창업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창업에 성공하려면 자신이 생각한 것을 당장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생각하고 떠드는 데서 그치면 아무 것도 실현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자질을 파악하기 위해 길거리에서 물건도 팔아보고 사람들과 직접 부딪혀도 봐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만족감을 얻는지 알아야만 창업 후에도 후회가 없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다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인재 대표는 이런 조언과 함께 “한국의 교육과 사회는 너무 많은 통제에 갇혀 있어 다양한 경험을 하기 쉽지 않지만 젊은 시절의 소소한 경험들이 훗날 창업에 큰 밑거름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인재 대표는 미국 유학시절 친구의 소개로 인력거를 끄는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을 떠올려 아띠 인력거를 창업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면서도 사람들에게 인력거를 타고 서울 도심을 누비는 '느림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했다. 미국에서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즐겁게 일하며 돈까지 버는 모습을 보며 ‘재밌게 돈버는 사업모델을 서울에서도 도입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당장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등의 사정이 없다면 단지 먹고사는 걸 해결하기 위해서만 창업하지 마세요.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된 상태라면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시간을 투자하는 걸 권합니다. 예를들면 직장에 다니면서도 주말에 관련된 일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급급해지면 단기적인 시각에 머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대표는 또한 “성공한 벤처기업에서는 상징적인 1명을 내세우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고 했다. 그는 "단 한명만의 노력으로 성공에 이른 기업은 없다"면서 "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할 때 나는 보지 못하는 다른 차원의 시각을 제공받을 수 있고 홀로 견뎌야 하는 외로움도 덜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창업을 함께하는 동반자는 스스로 컨트롤 하기 힘들어질 시기에 자신을 감시할 수 있는 역할까지 제공한다"면서 "이처럼 자신을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최소한의 장치를 둬야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남과 공유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마세요. 자기 혼자만 알고 있을 때는 분명 어떤 오류가 존재합니다. 단 남들의 조언을 다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겠죠. 결국 창업이란 제한된 시간과 돈으로 최상의 결과를 얻어야하는 작업이니까요”

이인재 대표는 자신의 경험담을 빌어 ‘부모나 누군가의 기대치에 맞춰 살려고 하지 말라’는 조언을 이어갔다. 이인재 대표는 창업 초기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유학까지 보내준 부모님의 뜻과 다른 방향을 걷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들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우리는 당연한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저도 군대전역하면 대학졸업하고 취업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창업에서만큼은 오로지 자신만 생각하는 것이 가장 이타적인 것입니다. 일단 성공해야 다른 이들까지 포용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한계 짓지만 말고 시도해봐도 괜찮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단지 인력거라는 단순한 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즐겁게 일하면서 돈까지 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투자한 돈을 날리더라도 창업을 통해 얻는 게 훨씬 많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 대학생들이 이인재 대표의 인력거 창업 스토리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인재 대표는 "창업을 하며 가장 좋았던 부분은 몰랐던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생이나 창업이나 불확실성의 연속"이라면서도 "그 속에서 다양한 것을 경험하며 희로애락을 느껴가는 점이 창업에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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