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최근 들어 한미약품의 주가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런 상승 흐름이 이번주에도 계속될 것인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 한 언론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한미약품과 관련해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이 접수돼 기초 사실을 검토한 후 조사하기로 했다고 보도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19일, 20일 이틀 연속 상한가 행진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5일부터 시작된 상승랠리는 11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3월 12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상승폭이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 5일 11만1000원에서 20일 24만원으로 올랐다. 이 기간 상승률이 116.2%에 달한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한미약품에 대해 23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하고 단기과열완화장치 발동을 예고한 상태다.

한미약품의 상승세는 글로벌 제약사 릴리에 8000억원에 달하는 항암제 기술을 수출한다는 언론 보도의 영향이 컸다.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수출 계약이다.

이 외에도 연구개발(R&D)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상업성 있는 신약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는 의견이다. 그동안 한미약품은 연구개발에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 지지부진한 실적흐름을 보여줬다. 급기야 매출액의 20.3%에 해당하는 152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지난해는 영업이익 345억원으로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근 3년간 R&D에 투자한 금액은 약 36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미약품의 높은 R&D 투자 성향이 주가 할인 요인이 아닌 할증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은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 중인 당뇨병 치료제의 임상 2상 시험이 마무리 단계인 데다 최근에는 폐암 표적항암제가 국내 임상 2상에 돌입했다.

양준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속형 당뇨병치료제 LAPS CA-Exendin의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되는 6월을 기점으로 바이오 신약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지난 15일부터 시행된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가 R&D 능력이 뒷받침되는 상위 제약사에 호재라는 점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번에  바뀐 제도에 따르면 가장 먼저 허가를 따내는 후발 의약품(제네릭) 업체가 우선 판매권을 취득해 해당 의약품을 9개월간 독점 판매할 수 있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우선판매 업체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한미약품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의 이 같은 상승세는 한 발 앞서간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주당순이익(EPS) 대비 주가를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 20일 주가 기준으로 68.38배에 이른다. 동종 업종 평균 PER가 34.49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에 달한다.

최근 제약업종의 PER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다소 오버슈팅된 감이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정보라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보다는 내년에 상위 제약사들의 해외 성과가 가시화할 예정인데 이러한 기대감이 예상보다 빨리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한미약품에 대해 미공개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돼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들이 수출계약 정보를 회사가 발표하기 전에 입수해 불공정 거래를 통해 부당이득을 챙겼는지 보겠다는 얘기다.

이 매체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관계자는 “한미약품 종목과 관련해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이 접수돼 기초 사실을 검토한 후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조사단은 기관투자가들이 대규모 기술수출 공시에 앞서 한미약품 주식을 대량 매수한 부분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주가는 미국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와의 8000억원대 신약 기술수출 계약 발표(19일)를 1주일 앞둔 지난 12일 별다른 호재성 공시 없이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거래량도 평소의 10배 수준인 48만7959주로 급증했다. 이후 주가는 7거래일 만에 70% 이상 올랐는데 이 부분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이 이런 돌발악재를 털어내고 상승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