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뇨장애 방치하면 암·경화·패혈증 등 합병증으로 발전

▲ 출처=KBS '생로병사의 비밀' 홈페이지 자료 캡쳐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배변기능은 사람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배뇨기능 장애를 겪는 이들에게 화장실은 매우 고통스런 장소가 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KBS '생로병사의 비밀'이 요실금, 방광염, 전립선 비대증 등으로 고민하는 이들의 사연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2일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배뇨기능 장애를 방치하면 방광염은 물론 방광암, 신우신염, 패혈증, 방광경화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축성이 좋은 근육인 방광은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시키는 역할를 한다. 신장에서 혈액이 걸러져 생성된 소변은 요관을 통해 방광에 저장됐다가 요도를 통해 배출된다. 성인의 경우 정상적인 방광이라면 400~500cc의 소변을 저장하는데 대뇌가 명령을 하면 요도 괄약근이 열리고 방광이 수축하면서 소변을 내보낸다.

그러나 방광 부위 염증이나 암에 의한 기능저하, 방광기능을 지배하는 신경손상, 전립선 비대증, 요도 협착증, 요도 괄약근 약화 증상 등으로 배뇨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주요 증상에는 소변이 잦거나 밤에 소변이 마려워서 2회 이상 잠에서 깨기도 하고 소변을 봐도 개운치가 않거나 수시로 소변을 지리는 것 등이 있다.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것도 배뇨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방광질환이 잦은 가장 큰 원인은 출산이다. 요도가 질과 매우 가깝기 때문에 자연분만 시 제왕절개를 받았을 때보다 방광질환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높다고 전해진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여러 근육이 약해지는데 이때 요도 괄약근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요실금을 겪게된다.

요실금의 경우 40~50대 중년 여성층이 흔히 겪는 질환인데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이 창피함을 느끼거나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여성들은 어느 병원을 찾아야할 지 모르고 산부인과를 찾다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진찰을 받으러 오시면 창피하고 속상한 마음에 우시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방광에 소변이 찼을 때 통증이 있거나 소변보는 횟수가 잦아지는 증상을 무시하면 안되고 초기에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실금의 종류로는 높은 곳에서 갑자기 내려오거나 달리기, 기침, 재채기 등 복부의 압력이 올라갈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 소변이 급히 마렵고 화장실에 도착하기 전 흘리게 되는 '절박성 요실금', 두 가지 증상이 혼합된 '혼합성 요실금', 노화로 인해 방광기능이 떨어져 소변을 배출하지 못하다가 수시로 새는 '일류성 요실금' 등이 있다.

윤하나 교수는 "방광에 소변이 고여있다보면 세균의 좋은 먹이가 된다. 이는 요도나 방광에 염증을 일으키고 이 때에도 치료가 안되면 요로를 타고 콩팥까지 세균이 올라가 염증이 생기는 신우신염, 더 악화되면 피에도 세균이 돌아다니게 되는 패혈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제대로 된 검사없이 복용하는 항생제, 소염제 등이 방광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방광염 진단을 받으면 어떤 균이 침투했는지 균 배양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균의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적절한 검사없이 항생제만 복용하면 오히려 균에 내성이 생겨 만성 방광염형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윤하나 교수는 "방광염이 만성화되면 다른 종류의 방광염으로 변질되는데 특히 방광의 간질 사이를 망치는 간질성 방광염의 경우 간경화같은 증상이 생기면서 딱딱해진다. 이는 통증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방광 전체를 떼어내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방광암의 80~90% 환자에는 소변에서 혈뇨증상을 보이지만 방광염, 요로결석과는 달리 통증을 동반하지 않아 그냥 지나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방광에 암과 같은 유병 요인이 발생하면 그 부위를 잘라내고 소장으로 방광모양을 만들어 연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방광은 한 달여의 시간을 거쳐 본래 방광처럼 기능하게 된다. 다만 요도나 다른 장기로 암이 번진 경우에는 방광을 제거해도 추가 항암치료가 필요하다.

남성들이 겪는 대표적인 배뇨 장애질환은 전립선 비대증이다.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는 전립선은 방광 아래에서 요도를 감싸고 있는데 전립선이 노화를 비롯한 여러가지 이유로 크기가 커져서 요도를 압박하면 소변 배출이 어려워진다. 방광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방광벽이 두꺼워지고 배뇨 시스템이 불안정해지면 심한 경우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요실금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전립선 비대증은 배뇨 후에 잔뇨감이 있다거나 소변이 금방나오지 않고 막상 소변을 봐도 줄기가 자주 끊긴다거나 줄기가 가늘 때 의심해봐야한다.

김준철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소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는데 힘을 계속 주게되면 방광에 압력이 계속 증가된다. 이 압력으로 콩팥이 늘어나게 되면 신장병으로도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파킨슨병, 뇌졸중, 치매, 척추 디스크 등 신경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방광, 요도에서 기능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의 최대 72%가 과민성 방광같은 증상을 함께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영호 부천순천향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방광은 몸에서 생성된 스트레스와 나쁜 노폐물을 처리하는 장기다. 그것을 보호하는 코팅벽이 깨지는 것이 방광염인데 쌓여있던 독소가 방광 속으로 파고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준철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배뇨장애가 암은 아니지만 사회적인 암이라고 표현된다. 그만큼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치료 목적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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