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 부담감에 리디아 고 전에없이 흔들리며 아쉬움 연출

▲ 프로골퍼 리디아 고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한국계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17)가 세계 여자골프 최다 라운드 언더파 행진이라는 대기록 작성에 실패했다.

리디아 고는 4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토너먼트 코스(파72.6769야드)에서 속개된 올해 LPGA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2라운드에서 언더파 달성에 실패했다. 이로써 30라운드 언더파 기록이라는 대기록 (최다라운드 언더파 신기록)달성도 좌절됐다.

이로써 리디아 고의 언더파 행진은 29라운드로 끝이었다. 이는 아니카 소렌스탐이 지난 2004년에 세웠던 최다 라운드 언더파 행진과 타이 기록이다.

리디아 고는 이날 샷이 몹시 흔들렸다.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이 불과 6개에 머물렀다. 17번 홀까지 버디 4개 보기 4개로 이날에만 이븐파를 치고 있었다. 마지막 18홀은 해볼만한 홀이었다. 파5로 티샷만 잘 이뤄지면 2온도 가능한 홀이었다.

그러나 리디아 고의 18번 홀은 티샷부터가 빗나갔다.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다. 세컨드샷에서 우드를 사용할 수 없었다. 아이언으로 안전하게 빼놓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이언 세컨드샷 마저 예상보다 길게 나가는 바람에 물에 빠지고 말았다. 18번홀 결과는 보기였다.

결국 이날 리디아 고는 1오버파를 기록하면서 대기록 작성의 기회를 날려 버렸다.

리디아 고는 평소 포커 페이스다. 차분하기로 소문나 있다.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는 선수였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예전의 리디아 고가 아니었다. 티샷은 번번이 페어웨이를 외면했다. 고작 6개만 페어웨이에 꽂혔다.

리디아 고의 이날 스윙은 불안했다. 오른쪽 다리에 너무 많은 힘이 들어가서인지 채를 던질 때도 왼쪽으로 완전 이동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게다가 오른쪽 어깨가 지나치게 밑으로 떨어지는 약점도 노출했다.

이번 대회는 올시즌 첫 메이저 대회라는 점과 30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을 염두에 둔 대기록 작성이라는 두가지 큰 부담감을 안고 대회에 임해서인지 리디아 고는 이날 보기드물게 흔들리는 하루를 보여주었다.

17세 소녀의 대기록 도전은 이렇게 물건너 갔다. 리디아 고가 익일부터는 대기록 부담을 떨치고 부활활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디아 고는 의연했다. 2라운드를 마친 후 가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언더파 행진에 대한 얘기를 듣지 않게 돼 시원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29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도 나쁘지 않은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지막 라운드 물에 빠지는 상황을 묻는 질문에선 "캐디가 169야드의 여유가 있으니 6번 아이언을 쳐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해 쳤는데 너무 길어 물에 빠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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