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생로병사의 비밀, '바른 걸음걸이' 중요성 강조

▲ 출처=KBS 생로병사의 비밀 영상 캡쳐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인간은 걸음마를 떼면서부터 평생 걸으며 살아간다. 걷는 것은 단순한 이동의 의미만 갖는 것이 아니라 몸의 각 기관이 치밀하게 연계돼 이뤄지는 운동이다. 특히 걷기 운동은 별다른 도구 없이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쉽게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은 걷기운동과 함께 특히 바르게 걷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생로병사의 비밀'에선 걷는 데에도 준비과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걸음걸이는 한 사람의 몸 상태를 분석하는 중요한 지표로 체형과 건강은 물론 평소 생활자세까지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걸음걸이나 바른 자세로 걷는 것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이 10대부터 80대까지 일반인 40명을 대상으로 보행패턴 검사 등 8가지 검사를 실시한 결과 10대와 20대의 경우 X형 다리와 안짱 보행형태를 보이고 있다.  중장년층의 경우 까치발 보행, O자형 다리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구부정한 허리로 걷는 보행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관찰됐다. 안짱걸음은 엄지발가락을 안쪽으로 향하게 하는 걸음이며 까치발 보행은 뒤꿈치가 땅에 제대로 닿는 상태로 걷는 것을 말한다.

의료진은 "서양에 비해 좌식생활이 많은 것이 원인이다. 개구리처럼 앉아있는 W자세는 안짱보행을, 양반다리는 팔자걸음을 유발한다. 바닥에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익숙한 습관들이 걸음걸이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O자 다리로 태어나 성장하는데 바르게 걷지 않는 경우 발을 디딜 때 바깥쪽부터 딛게 된다. 발목에 가해지는 비정상적인 압력은 통증을 유발하게 되고 정강이뼈, 무릎 인대, 연골에 손상을 유발한다. 무릎에 변형이 일어나면 엉덩이 안쪽, 골반에 이어 허리 통증까지 이어진다.

특히 패션 여성모델의 경우 자연스러운 골반움직임으로 의상을 돋보이게 하고 리듬감 있는 걸음걸이를 위해 일반인에 비해 보폭을 크게 하면서 X자 걸음을 걷는 경우가 많다. 한 모델 지망생을 대상으로 걸을 때 발이 받는 압력을 검사한 결과 정상보행과 다른 족저압을 보이고 있었다. 뒤꿈치에서부터 엄지발가락까지 압력이 전달되면서 고르게 분포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하이힐을 신는 여성모델의 경우 발 중앙부터 앞쪽으로 압력이 전달되면서 압력 분포가 고르지 못하고 앞쪽으로 쏠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사람이 걸을 때는 종아리, 허벅지 앞·뒷 근육과 엉덩이 근육, 척추의 기립근이 함께 움직인다. 제대로 걷기만 해도 신체 곳곳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 또한 4개월간 걷기를 포함한 운동을 지속한 우울증 환자 45%가 긍정적인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5년 전 방광암 3기 진단을 받고 방광을 적출한 72세 이민남씨는 일주일에 7만보 이상 꾸준히 걸으며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이지열 교수는 "꾸준한 걷기운동은 혈액순환 개선에 좋다. 특히 골반 쪽 암수술을 받은 사람은 임파부종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전립선, 방광암 수술 후 우려되는 요도 괄약근, 항문 괄약근 운동이 많이 되기 때문에 요실금이나 다른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경규 이대 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걷기운동이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최경규 교수는 "걷다보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계속 신경 쓰게 되고, 아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종합적인 인지 기능을 사용하게 된다. 보고 듣고 냄새를 맡는다거나 지나다보면 물건을 사고 음식 맛을 보는 등 모든 감각을 다 활용하게 된다. 이는 치매 예방에도 아주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1주일에 10~14km 걷기운동을 지속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인지 기능 장애가 나타날 위험성이 2배 이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바른 걸음걸이는 바른 기립자세로부터 시작된다. 뒤꿈치를 붙이고 양발 각도를 7도 정도 벌린다. 턱은 당기고 허리는 곧게 편 상태에서 어깨선과 골반선이 일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무릎의 진행방향이 수직으로 곧바로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시선은 멀리 앞을 향한다. 보폭은 자신의 어깨 넓이보다 조금 더 넓게 벌리고 팔은 자연스럽게 흔든다. 뒤꿈치를 땅에 딛을 때는 한 번에 내딛기보다 외측부터 내측을 향해 자연스럽게 압력을 옮기면서 엄지발가락에 의해 추진하는 것이 좋다. 걸을 때는 한 번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사흘 이상 걸어야 효과적이다.

그러나 오랜시간 지속된 습관 때문에 바른 자세로 걷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조윤경 대한걷기연맹 강사는 "가슴을 들어올리기만 해도 자세가 바르게 잡힌다. 이렇게 되면 저절로 배꼽이 등에 붙게 되고 턱이 당겨진다 20초에 40보를 걷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45보는 지방을 태운다는 느낌, 50보는 체력을 끌어올리고 싶을 때 내는 속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영순 재활의학 전문의는 "나쁜 자세로 인해 걸음걸이가 바르지 못하게 되면 골격도 틀어진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에 바꿔 말하면 바른 자세가 바른 걸음걸이를 만들고 골격도 바르게 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한다.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은 "허리가 굽은 노인이나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경우, 면역력이 약한 환자의 경우에도 걷기운동에 소홀하면 안된다. 걷지 않으면 운동신경과 균형 감각이 둔해지고 근력과 면역력이 약해져 다른 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걷는 동작이 체내 여러 관절이 긴밀하게 작용하는 복잡한 동작인 만큼 잘못된 자세로 걸으면 몸에 독이 될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과 정도를 찾아야 한다. 걷는 운동은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계속 해야하는 필수운동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