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초상화

[초이스경제 김의태기자]“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불꽃이여…/온 인류는 형제가 되노라/ 백만인이여, 서로 포옹하세/온세상의 입맞춤을 받으라!…”
환희와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은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을 푸르트뱅글러는 100여회  연주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새로운 세기의 동이 터오르던 190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베토벤 음악을 주제로 열린 제14회 분리파 전시회에 구스타프 클림트는  합창교향곡 주제를 회화로 표현한 길이 30m의 ‘베토벤 프리즈’를 출품했다. 이 벽화는 전시회 좌장인 막스 클링거의 ‘베토벤 좌상’보다 더 큰 관심을 끌었으니 조연의 인기가 주연을 넘어선 것과 같았다.
 

▲ 아바도-빈 필의 합창교향곡 음반자켓(클림트의 '온 세상에 보내는 입맞춤')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빈 필과 함께 한 베토벤 교향곡 전집은 이 베토벤 프리즈를 음반 자켓으로 해 디자이너의 센스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아바도는 카라얀 타계이후 베를린 필의 상임지휘자를 맡아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두 번 더 녹음으로 남겼다. 

지휘자 이반 피셔(64)가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Royal Consertgebouw Orchestra)와 내한, 내일부터 4일간(20~23일)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다. 베토벤 교향곡 9곡 전곡을 한꺼번에 몰아서 연주하는 것은 극히 드믄 일이다.

헝가리 출신인 이반 피셔는 자신이 창단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2005년 첫 내한공연을 가진 이래 2007년, 2010년에도 우리나라를 찾아 백건우, 김선욱, 백주영 등과 협연을 했다.  헝가리가 우리와 같은 알타이어족에 속해서인지 피셔는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고 한다.

원래 첼로를 전공한 피셔는 아르농쿠르 등에게 지휘를 배워 지휘자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유명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 1983년 지금의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세계적 악단으로 성장시켰다.

피셔는 30년 가까이 RCO를 객원 지휘했다.

▲ 지휘자 이반 피셔

RCO는 오케스트라에 대한 각종 평가에서 1, 2위를 얻은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다. 2008년 영국 음악전문 월간지 그라모폰이 ‘세계 20대 오케스트라’를 설문조사한 결과 빈 필, 베를린 필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보다 2년전 프랑스의 르몽드 드 라 뮈직지의 조사에서는 빈 필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만큼 이론없는 최정상 오케스트라라고 할 수있다. ‘벨빗 같은 현악’, ‘황금의 금관’이란 평을 받고있다.

국제무역으로 돈을 많이 번 네델란드는 1888년 콘서트홀을 지었는데 이 음악당이 네델란드말로 콘세트트허바우다. RCO의 이름은 매우 평범하지만 네델란드어 발음이 어려워 우리에게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빌렘 케스가 초대 지휘자가 됐으며 바톤을 이어받아 피아니스트였던 멩겔베르크가 50년 이상 지휘대에 섰다.

그 뒤를 이어 에두아르드 베이눔→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리카드도 샤이→ 마리스 얀손스가 차례로 지휘봉을 잡았다.

10년간 재임한 얀손스가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떠났으며 후임으로 다니엘레 가티가 선정돼 다음 시즌부터 포디엄에 오른다. 가티는 이탈리아 출신으로는 샤이에 이어 두 번째다.

RCO의 공연이 끝나면 5월에는 아바도가 창단한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가  역시 베토벤 레퍼토리(피아노협주곡 1번, 5번)를 연주하는 베토벤 여정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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