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눔경영, 사회공헌활동에 눈을 뜨기 시작한 제약업계는 7일 종근당 창업주인 고 고촌 이종근 회장의 20주기 추도식에 전례없이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날 천안 공장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적지않은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1941년 종근당을 창업한 고촌이 40년전 업계 최초로 장학사업을 위한 종근당고촌재단을 설립했다.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위한 이 결정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내다본 안목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상생경영에 대한 자각과 요구의 소리가 커지는 최근의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새롭게 조명을 받기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는 약가인하로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는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사회공헌활동을 더 활발히 벌이는 추세다.

매출손실을 만회하기위해 도매상처럼 다국적사 의약품을 단순 도입해 판매하는 상품매출비중이 전체 매출의 25%에 육박할 정도로 여건이 나쁘다.

판권을 회수당하면 단칼에 매출이 줄어 위기를 맞는 상황이므로 상품매출은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악조건하에서도 제약사들이 나눔경영에 나서면서 고촌 이종근 회장에 대한 평가와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및 봉사를 목적으로 설립된 종근당고촌재단은 매년 사랑의 집짓기, 사랑의 연탄나누기, 장애인과 문화나누기 등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생활이 어려운 지방 출신 대학생 돕기에 나섰다.

지난해에도 지방출신 대학생 31명이 선정돼 재단에서 마련한 기숙사에 무료로 입주했다. 고촌재단은 학생들을 더 받아들이기 위해 새로이 제 2기숙사 개관을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대학생(대학원생) 87명을 선발, 7억7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종근당이 고촌재단 설립이후 39년간 장학생 5902명에게 지급한 장학금은 238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장학생들이 달동네를 찾아 건물외벽에 벽화를 그려 환경을 개선하는 등 봉사활동을 벌여 장학사업이 또 다른 나눔활동으로 번져가고 있다.

또 투병중인 난치성 환아들과 소외지역 초등학생 등의 문화적 소양을 길러주기 위해 국립오페라단과 협약을 맺어 전국 종합병원과 학교에서 오페라희망나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종근당은 공연경비를 부담한다.

고촌은 1986년에는 헌신적으로 장학사업을 펼쳐온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했다.

1980년 국민의 건강은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항결핵제 `리팜피신`을 개발해 결핵 퇴치에 앞장섰으며, 이러한 뜻을 기려 2006년에는 WHO산하 결핵퇴치 국제협력사업단과 공동으로 국제적인 ‘고촌상(Kochon Prize)’을 제정했다.

2010년에는 인간생명의 존귀함을 지키며 한국 제약산업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업적으로 한국조폐공사에서 선정하는 `한국의 인물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종근당은 추도식에 이어 한국 제약산업을 이끈 종근당 72년 역사를 조명하고 미래상을 제시하는 ‘CKD 역사관’을 개관했다.

천안공장에 마련된 ‘CKD 역사관’은 종근당의 모태인 궁본약방의 재현에서부터 신도림과 천안공장 시대를 거쳐 효종연구소에 이르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담고 있다. 또한 종근당 신약개발 현황과 사회공헌 사업, 글로벌 비전 을 소개하고 있다.

고촌이 뿌린 장학사업의 씨앗은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활동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제약업계는 평가한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