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매출 20조원과 영업이익 6조원 달성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인가.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매출액 4조8183억원, 영업이익 1조5885억원을 달성했다고 23일 공시했다. 1분기가 반도체 업계에 있어 계절적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연매출 20조원, 영업이익 6조원 돌파가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는 아닌 듯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17조1256억원, 영업이익 5조1095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SK하이닉스가 거둔 지난 1분기 실적은 1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규모다. 매출은 전년 동기 3조7426억원보다 28.7%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572억원보다 50.2% 증가한 실적이다. 분기 사상 최대 성과를 낸 지난해 4분기 1조6671억원보다는 4.7%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계절적인 비수기 진입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1분기에 매출이 지난해 4분기(5조1479억원) 대비 6.4%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익성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 운영과 생산성 및 수율 향상 등 원가절감을 통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보다 되레 1%p 증가한 33%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2954억원(순이익률 27%)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이처럼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주력인 D램의 포트폴리오를 시장 변화에 맞게 잘 대응한 덕분이다. D램 중 PC와 TV용 수요가 감소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및 빅데이터용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서버용과 모바일용 D램 생산비중을 늘린 것이다. 예를 들어 D램 중 서버용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0% 중반대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3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아울러 수익성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운영했으며 생산성·수율 향상 등 원가 절감을 통한 영업이익률 높이기 전략을 구사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이익 1조59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인 1조4800억원을 넘어섰다"며 "비수기임에도 제품경쟁력과 마케팅 역량으로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향후 D램 시장 환경이 모바일 수요 증가로 우호적인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도 모바일용 제품 수요 증가 및 SSD 시장 확대에 따라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20나노 중반급 D램 비중을 확대하고 20나노 초반급 D램의 양산을 위한 준비를 완료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서버와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DDR4 제품 비중을 확대해 DDR4 시장 전환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는 10나노급 TLC(트리플레벨셀) 제품을 2분기부터 본격 출하해 생산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3D 제품의 경우 파일럿 생산을 통해 연내 고객과의 검증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또 투자 규모를 5조원대 중반까지 늘릴 계획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현재 1분기까지 2조원의 투자를 집행했다"며 "올해 설비투자액은 5조원 중반대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영래 SK하이닉스 플래시마케팅그룹장(상무)은 "3분기 중에 TLC 낸드를 근간으로 하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출하할 예정"이라며 "연말에는 TLC 품목군 중에서 SSD 비중이 20~30% 정도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재무 안정성도 개선됐다고 밝혔다.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의 규모는 4조248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30억원이 증가했으며, 차입금은 3조5720억원으로 6030억원 감소했다. 차입금 비율은 19%이며 특히 순차입금 비율이 -4%를 기록해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을 초과했다. 즉 기업 곳간에 쌓아둔 현금이 빚보다 많다는 의미로 과거 과다한 부채로 고전을 해왔던 SK하이닉스로서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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