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 가운데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이에따라 신임 박대통령은 글로벌 경제만 놓고 보면 취임 첫날부터 격렬해지는 세계 경제전쟁에 참전해야 하는 중대상황을 맞고 있다.

 
우선 지난 주말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일본 아베 총리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아베총리가 아시아의 패권을 노리며 엔저정책을 더욱 가속화시키겠다며 날 뛰고 있는 게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를 긴장케 할 전망이다. 오바마가 아베의 손을 완전히 들어줬기 때문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아베와의 회담에서 일본의 엔저에 대해 일언반구 하지 않은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간 미국 재계 일각에선 일본의 엔저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어왔으나 오바마는 아베와 마주한 자리에서 엔저와 관련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또다시 오바마가 자국내 재계의 엔저반발 목소리까지 묵살해가며 아베를 지지해 준 격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엔 달러환율이 다시 94엔대로 상승하며 엔저기조가 다시 이어지는 양상을 보여줬다.
 
게다가 제임스 불라드 연준 총재의 발언도 아베의 콧대를 높여줬다. 불라드 또한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이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불라드는 특히 “양적완화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이 일어날 경우 규제와 감독강화를 통해 해결할 것이며 그 후에나 통화정책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양적완화 지속을 확언해 눈길을 끌었다. 불라드는 이어 “연준 정책은 쉽다. 그리고 현재 3차 양적완화 정책은 2차 양적완화보다 낫다. 기간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경기회복과 실업률하락 여부만을 보고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혀 오바마의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이는 오바마가 자국의 돈풀기 정책의지를 재확인 하면서 아베의 엔저정책을 용인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아베의 이같은 추가 엔저를 통한 경기부양의지,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일본의 아시아 경제 주도권 회복 시도가 오바마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일본의 추가 엔저가능여부와 관련해 비관론과 긍정론이 혼재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조용찬 미중산업경제연구소장은 “일본 증시에 대한 외국인자금 유입가능성과 연기금 투자확대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며 “이 경우 금융과 부동산 업종의 주가가 계속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소장은 다만 “일본 증시에서 신용잔액과열조짐과 경계매물 우려 등이 악재로 부각되고 있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엠투자증권의 김동섭 이사는 “많은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일본시장에서 이익을 올린 뒤 빠져나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오바마-아베간 회담에도 불구 추가 엔저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간 일본 등으로 향했던 뱅가드펀드 유동성이 다시 한국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김이사의 설명이다. 일본에서 이익을 실현한 글로벌 자금들이 오히려 한국 등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추가 엔저가 쉬운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어서 일본발 환율전쟁이 쉽게 누그러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글로벌 경제전쟁을 벌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정부 1기 경제팀이 어떤 대응책으로 박근혜 정부를 보필해 갈지가 주목된다. 시장에선 한은이 금리를 내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 관리에 나서고 나아가 과감한 양적완화정책으로 맞대응해 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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