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미국에선 오바마가 주지사들을 모아놓고 시퀘스터(예산지출 자동삭감) 협상을 위해 의회를 압박해 줄 것을 당부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공화당 역시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여 미국 시장은 계속 난기류에 싸여 있다.

26일(한국시각)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밤에도 오바마와 공화당은 첨예한 대립을 이어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퀘스터 발동 4일을 앞두고 주지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는 시퀘스터가 발동되면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지급할 예산이 큰 폭 줄어드는 만큼 이런 상황이 유발되지 않도록 주지사들이 나서 의회를 압박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이다.

그러나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시퀘스터 관련 연설을 갖고 오바마와 민주당이 먼저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 줄 것을 촉구, 여전히 팽팽한 긴장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퀘스터 충격에 대해서도 민주-공화 양당이 정반대의 숫자를 제시하며 국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우선 오바마 대통령은 시퀘스터가 발동될 경우 올해 850억달러, 그리고 향후 1조2000억달러라는 큰 폭의 정부지출이 자동 삭감돼 경제에 큰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중점 강조하고 있다. 오바마는 그러면서 이런 충격을 줄이기 위해 공화당이 시퀘스터 협상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오바마는 특히 양측이 조금만 노력하면 시퀘스터는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의 입장은 아직까지 요지부동이다. 2개월전 재정절벽 협상땐 공화당이 양보했으니 이번엔 오바마가 양보하라는 것이다. 공화당은 특히 시퀘스터가 작동되더라도 올해 실제 예산지출 삭감 규모는 440억달러에 불과할 것이며 향후 진행될 대규모 지출삭감 우려 역시 여러해로 분산돼 실행될 것이기 때문에 그 충격이 아주 큰 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양측이 시퀘스터 발동 시한을 연장하는데 합의할 가능성은 여전히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퀘스터가 발동될 경우 그간 양적완화정책으로 가까스로 달성해 놓은 경제안정이 다시 허물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특히 양적완화를 통해 간신히 실업률을 조금씩 낮춰가고 있는데 이런 마당에 시퀘스터가 발동될 경우 실업률이 다시 올라가는 부작용도 연출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시퀘스터가 그대로 작동될 경우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0.5~1.0%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관련, 아이엠투자증권의 김동섭 이사는 한 방송에 출연, “미국 공화-민주 양당이 시퀘스터 협상을 연장하면서 위기를 모면하는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여전히 커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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