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석, "셰프는 요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랑받는 직업"

▲ (왼쪽부터) 이연복·샘 킴·최현석 셰프 /출처=MBC 다큐스페셜 홈페이지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먹는 방송을 일컫는 '쿡방', '먹방'이 대세다. 1990년~2000년대 맛집을 탐방하는 데 그쳤던 먹방이 이제 셰프들과 남자 연예인들이 출연해 직접 조리하는 모습을 담아내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특히 준수한 외모와 매력을 갖춘 셰프들의 방송출연이 늘면서 이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정도가 여느 연예인 못지않게 높아졌다.

16일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MBC 다큐스페셜'이 먹방 열풍의 중심에 서있는 셰프들의 이야기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요리전문 케이블 채널을 비롯, 종편, 지상파 채널에서도 요리하는 남자들이 시청자의 큰 관심을 끌면서 인기셰프들에 대한 호감도 역시 상승하고 있다.

최근 셰프들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이 높아진 것에 대해 박준우 셰프는 "과거 운동선수들이 토크쇼, 버라이어티쇼에 자주 출연했다면 이제 거기에 식상함을 느낀 시청자들이 다른 소재를 찾게 됐고 이런 욕구를 요리하는 일반인이 잘 채워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황교익 칼럼니스트는 "90년대 후부터 고학력자들이 요리업계에 종사하고 외국 유학파에 말솜씨까지 갖춘 셰프들이 등장하면서 방송에서도 매력적인 출연진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말한다. 특히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셰프들은 프로그램의 인기와 더불어 각자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일명 '허셰프'로 불리는 최현석 셰프는 요리실력은 물론, 준수한 외모와 입담, 호감가는 캐릭터로 프로그램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높아진 인기에 최현석 셰프는 광고는 물론 각종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이어지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황교익 칼럼니스트는 "최현석은 방송에서 자신이 어떻게 소비된다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시청자가 좋아하는 모습이지만 요리를 하며 폼을 잡는 데서 오는 쑥스러움을 허세로 탈바꿈해 표현한다"고 평가했다.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총괄셰프인 최현석 셰프는 20년의 요리경력을 쌓는 동안 1000여개가 넘는 레시피를 개발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방송에서는 천연덕스러운 모습으로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주방에서만큼은 엄격한 모습으로 후배들의 실수를 지적한다. 레스토랑 직원은 "요리하실 때와 방송에서의 모습은 180도 다르다. 굉장히 철저하다"고 전한다.

최현석 셰프는 일주일에 2번은 후배 양성을 위해 요리직업전문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최근 방송가에서 불고 있는 셰프 열풍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곳이 요리전문가를 양성하는 학원과 학교다. 요리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고 과거와 달라진 요리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부모들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최현석 셰프는 "5년 전 문득 요리를 15년 정도 했으면 뭔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했다. 재산이 많아서 기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을 가르치기로 했다. 이제 막 요리를 시작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예전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최종목표는 다양한 요리사를 배출할 수 있는 명문 요리학교를 만드는 것이다"고 말한다.

그러나 셰프들은 유명세가 가져다주는 불편함도 함께 감당해야 한다. 역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이름을 알린 이연복 셰프의 식당은 한 달 전에 예약해도 자리가 없을 정도다. 방송을 통해 이연복 셰프의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요리를 하는 실력은 물론이고 진솔한 태도를 보고 음식을 정직하게 하실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이전에도 40년 경력의 이연복 셰프의 요리를 맛보기 위한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요즘에는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로 식당은 항상 북적인다. 이연복 셰프는 "예전에는 코스요리 위주였다면 요즘에는 탕수육, 유린기 등 튀김위주의 요리 주문이 많다보니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자리가 없거나 요리가 빨리 제공이 안돼 그냥 가는 손님도 많다. 많은 손님이 와주시는 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다"고 전했다.

유명세로 바빠진 스케줄에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줄었다. 부인 이은실씨는 "남편이 한창 유명해지기 시작한 5월에 10년간 함께 생활했던 반려견이 죽었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어서 유기견 봉사활동을 하는 데 몰두했다"며 서운함을 표한다.

이연복 셰프는 "40년간 요리만 하다보니 뭔가 보상받는다는 심리로 방송활동을 즐겼다. 그러다보니 가족에게는 소홀해진 면이 있다. 이제는 또 다른 전환기가 필요한 것 같다. 제자를 양성해 가게를 맡기고 여행을 다니면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 2010년 방송된 MBC 드라마 '파스타' 속 캐릭터의 실제모델이기도 한 샘 킴(김희태) 셰프는 방송 초기 훈남셰프에서 최근 허당셰프로 이미지 변신을 하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이어 '진짜 사나이'에 출연한 샘 킴 셰프는 어리숙한 모습으로 친근감 있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샘 킴 셰프는 "방송에 출연 이후 식당 매출이 150% 정도 늘었다. 다른 레스토랑의 경우 불경기로 인해 고전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다"면서 "다만 대중에게 주목받고 나서는 항상 에너지가 넘치고 늘 즐거운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샘 킴 셰프는 도심 외곽에서 작은 농장에서 직접 가꾼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그는 "바쁜 일상 가운데서 힐링도 되고 직접 키운 재료를 손님에게 대접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한편 15년 넘게 프렌치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진경수 셰프는 "이 분야에서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셰프테이너들도 분명 필요하다. 반면 음식만을 꾸준히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셰프테이너의 역할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음식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최현석 셰프는 "요리사는 결국 요리로 말해야 한다. 음식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셰프들은 요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랑받는 직업이다. 다른 착각을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하면 샘킴 셰프는 "이제 요리사는 단순히 사람들을 배부르게 하는 직업은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요리를 통해 재미와 감동, 힐링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멋있게 느껴진다"며 웃어보였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