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그리스 경제 위기를 둘러싼 관련국들 간 갈등이 유머사이트의 소재로도 등장했다. 요즘은 이런 사이트들도 언론매체와 같은 단정한 형식을 갖추고 있어서 우연히 방문한 독자들은 진짜 뉴스로 믿을 소지도 있다. 그러나 진짜 뉴스가 아니고 익살을 부린 것임을 이해한다면, 그리스 사태로 인해 스트레스가 깊어진 투자자들이 조금이나마 기분전환을 할 만하다.

영국의 ‘패러디(Spoof)와 익살(Satire)’사이트를 자처하는 뉴스썸브는 16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페이스북 친구를 끊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이 사이트에서 두 정상의 페이스북 파동은 톱뉴스 커녕 대문 한 곳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말았다. 쥬라기 공룡이 인터뷰에서 뚱뚱한 사람을 먼저 잡아먹었다고 밝혔다는 등의 단독 뉴스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뉴스썸브가 어떤 곳인지 독자들이 판단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 뉴스썸브는 16일 오후 이런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뉴스썸브 화면캡쳐.

 

뉴스썸브는 그리스와 유럽연합(EU)의 관계가 심각하게 손상되는 가운데 마침내 치프라스 총리가 그의 친구 리스트에서 메르켈 총리를 쫓아냈다고 전했다. 이러한 전례 없는 조치는 두 사람이 수 억 유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 해 이뤄졌다.

메르켈 총리는 이같은 사실을 알고 난 후 매우 낙심함과 동시에 격분해 치프라스 총리를 격렬히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이후 12시간 동안 30통에 가까운 문자메시지를 치프라스 총리에게 보냈다고 뉴스썸브는 전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성명서를 통해 “독일 정부에게 더 이상 캔디크러시나 버블위치 초청을 보내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합리적 판단과 자비심을 갖추지 못한 자들이 그들의 저녁 밥상 사진이나 고양이 동영상을 올려대는 행위를 그리스 국민들은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에도 이러한 행위가 지속될 경우 메르켈 총리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도 차단하겠다”고 경고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그레폴리스와 WoW 게임 등에서 치프라스 총리와의 동맹관계를 단절했다고 뉴스썸브는 전했다.

이상이 뉴스썸브의 ‘패러디 뉴스’ 내용이다. 실없는 농담을 엄청나게 비싼 형식으로 전하고 있지만 오늘날 국제금융 현실 뿐만 아니라 가상공간에 살고있는 현대인의 모습도 함께 풍자하고 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그리스 사태의 주요 당사자들은 치프라스 총리와 격렬한 용어를 교환하며 비난을 주고받지만, 회담장 앞 사진 촬영시간에는 노타이 차림의 치프라스 총리 셔츠 위에 자신의 넥타이를 갖다 붙이는 익살도 부린다. 이것은 본지가 앞서도 외신을 인용해 보도한 적 있는 실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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