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류현진이 속한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가 원정 경기에서 관중으로 인해 수비에 방해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류현진이 출장한 경기거나 류현진이 활약하는 동안이었다면 국내 팬들의 분노를 초래하기에 충분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류현진과 무관해진 이번 시즌에는 그냥 한 차례 해프닝으로만 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23일(미국시간) 시카고 리글리 구장에서 열린 LA와 시카고 커브스의 경기에서 2회말 시카고 공격 때 1루 파울볼을 관중이 1루수 애드리안 곤잘레스에 간발의 차이로 앞서 잡아냈다.

이 관중은 한 팔로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면서도 다른 맨 손으로 공을 잡아냈다. 동작이 너무나 부드러웠기 때문에 응원팀을 불문하고 지켜보는 대부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관중석의 ‘야신’으로 불리기에도 충분한 플레이였다. 홈 팀의 아웃을 막아낸 그는 곧 관중석의 영웅이 됐다. 그러나 그의 멋진 플레이는 곧 물거품이 됐다.

곤잘레스와 돈 매팅리 LA 감독이 항의한 결과,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실시해 아웃을 선언했다.

MLB닷컴은 이 장면을 소개하는 링크에서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시카고 커브스는 박찬호에게 생애 첫 승을 헌납하는 등 초기 정상급 투수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한 팀이다. 그러나 이 팀이 가장 유명한 것은 ‘염소의 저주’다.

1945년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에 염소를 데리고 온 관중이 입장을 거부당하자, 그는 “다시는 이 곳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불평을 남겼다. 그의 말대로 시카고 커브스는 이후 한 차례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2003년에는 챔피언십에서 3승1패로 앞선 5차전에서 23일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관중이 파울볼 수비를 방해한 것이다. 그러나 이 때는 홈팀 시카고가 피해자였다. 이날의 상황급변으로 상대팀 플로리다 말린스가 기사회생해 시카고를 제치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수비를 방해했던 관중은 한동안 시카고를 떠나 피해다녀야 했다. 시카고 시는 문제의 공을 공개적으로 부숴 시민들의 분노를 대변했다.

 

▲ 1루석의 관중이 너무나 부드러운 자세로 원정팀 1루수 애드리안 곤잘레스에 앞서 파울볼을 잡아내고 있다. 그는 다른 손으로 아이를 안고 우유를 먹이고 있다. /사진=MLB.com 동영상 화면캡쳐.

 

▲ "노형, 미안허지만 우리는 아웃이 아니었으면 좋겠구먼."

 

▲ 그가 단순히 홈팀을 도와서 관중석의 영웅이 됐다고 하기에는 그의 동작이 너무나 부드러웠다.

 

▲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으로 아웃을 선언한 이후에도 쑥스러워하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는 오로지 우유를 마시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다.

 

▲ 이 해프닝에 대해 MLB.com이 강조하는 것은 '야구장에서 절대 이러지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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