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벗어나 경제수준 자제조절 하고 싶어해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16억 유로에 달하는 부채를 갚지 못하면서 사실상 디폴트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한수진의 SBS전망대'에서는 그리스의 경제위기가 국내경제에 미칠 영향과 현지 사정을 전했다.

2일 'SBS전망대'에 출연한 정철진 경제평론가는 "5일 채권단 구제금융안 수용에 대한 국민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과거 채권단이 제시한 긴축안을 거부하면서 집권하게 된 시리자와 치프라스 총리가 긴축안을 다시 받아들이는 것에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그 공을 국민들에게 넘긴 것이다. 결국 치프라스 총리의 정치적인 판단이 깔린 것이 국민투표다"고 말했다.

그리스 경제 위기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2009년 봄 유로존 재정위기를 맞으면서 일명 피그스(PIGS)로 불렸던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의 경제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국제통화기금과 유럽중앙은행, 유럽연합이 채권단으로 나서서 그리스에 대해 구제금융을 해줬고 그 액수가 2450억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조원에 이른다. 그 대가로 채권단은 긴축프로그램을 제안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고 채권만기날짜에 돈을 갚지 못하면서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철진 경제평론가는 "지난 6월 30일 국제통화기금에 갚지 못한 것이 16억 유로, 약 1조9000억원 정도고 다음달 20일 유럽중앙은행에 35억 유로를 갚아야 한다. 최근 채권단이 새롭게 제시한 협상안이 5달 동안 구제금융 150억 유로를 지원해줄테니 긴축프로그램을 실시하라는 건데 치프라스 총리와 그리스 정부는 이 부분을 국민투표에 맡기겠다고 미룬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국민소득 5만 달러까지 기록했던 그리스의 경제가 이렇게까지 된 데는 전 국민적으로 이뤄진 탈세와 공무원 사회의 부정부패가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다보니 일반국민과 중산층에서는 과도한 복지를 요구하게 됐고 그리스 경제가 침몰하게 된 것이다"고 전했다.

채권단의 구체적인 긴축안에 대해선 "재정흑자를 내기 위해 크게 민영화와 연금지급액 축소 등을 제시했다. 그리스 부가가치세 예외 대상을 최소화시키고 연금을 줄이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지만 그리스 측에서는 연금 지급액을 줄이지 않는 대신 법인세, 사치세 등을 증세하겠다고 맞서는 등 협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빠져나가는 그렉시트가 이뤄지면 유로화라는 세계적인 결제통화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만이 아니라 탈퇴를 벼르고 있었던 스페인, 이탈리아 등도 함께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들은 유로화보다 자국 통화를 쓰면서 경제 수준을 조절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고 예상했다.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그리스 디폴트 등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제한적이다. 그리스와의 교역비중이 1%에 못 미치는 데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유로화자금도 우려되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은 정부 입장에서도 5일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그리스에서 한인 민박집을 운영하는 교민 유혜숙씨는 "아테네에서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다. '꽃보다 할배' 프로그램 덕분에 한국 관광객이 70%정도 늘었다"는 말과 함께 "그리스의 현지분위기는 평상시와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서방의 언론들이 침소봉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연금으로 살아가는 분들의 데모와 국민투표 찬반시위가 일어나는 것 말고는 큰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식료품 사재기, 신용카드 결제 거부 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오히려 은행에서 현찰이 제한적으로 지급되고 있기 때문에 돈이 없어 물건사재기를 할 수 없다. 그리고 원래 그리스 사람들은 아날로그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신용카드 사용보다 현금거래를 좋아하는 성향이 있다. 한국 여행객들이 식료품을 사고 결제를 하는 데 불편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리스 국민투표에 대한 교민들의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걸려있기 때문에 교민 대다수는 긴축안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리스 사람들도 이성적인 경제감각을 갖고 있고 미래지향적인 사람들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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