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가장 맛있다고 평가한 남한산 막걸리는 어떤 브랜드였을까.

다름아닌 “일동 막걸리였다”는 진술이 고(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현대측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한 대형은행 부행장 출신인 A모씨는 과거 현대그룹 계열사 사장과 골프를 하면서 전해 들었던 “김정일과 막걸리 스토리”를 최근 기자에게 들려주었다. 얘기인즉 이렇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지난 1989년 민간인으로는 최초로 북한을 공식 방문해 당시 고 김일성 주석을 면담한데 이어 1998년6월16일엔 500마리의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 고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고 그 후에도 몇 번 더 방북하면서 남북한간 교류의 물꼬를 텄다.
 
그런데 1990년대 후반 정 명예회장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과 술한잔 나누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요량으로 방북 전에 남한에서 생산되는 여러 종류의 막걸리를 준비해갔다고 한다.
 
그리고 정 명예회장과 김정일 위원장간 막걸리파티는 어렵지 않게 성사됐다는 게 현대측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 명예회장이 저녁 만찬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여러 종류의 막걸리를 한꺼번에 꺼내놓고 각기 다른 막걸리를 한 잔씩 시음한 뒤 어떤 술이 가장 맛있는지를 얘기해 달라고 하자 김 위원장도 정 회장의 제의를 높이 평가하며 선뜻 요구에 응했다는 것. 김 위원장은 이어 “여러 막걸리중 일동 막걸리가 가장 맛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그러나 김 위원장의 막걸리 시음스토리는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김 위원장은 막걸리 파티가 있었던 다음날 아침 현대측 관계자들을 다시 만난 자리에서 “어젯밤 내가 일동막걸리가 가장 맛있었다고 한 말은 비밀에 부쳐달라”면서 “남측국민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데 내가 특정막걸리를 칭찬했다고 하면 그 회사영업에 지장을 줄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까지 곁들였다고 한다.
 
현대측 관계자는 “김정일의 이 말을 듣고 비록 그가 우리와 적대관계에 있던 북한 사회주의 최고 권력자이긴 했지만 자본주의적 감각으로 남한내 특정 브랜드를 보호하려 했던 것은 의외의 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김정일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A부행장에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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