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간소녀'의 최근 모습

[초이스경제 김의태기자]30년전 커다랗고 푸른 두 눈에 슬픔을 가득 담은 채 무엇인가를 응시하는 듯한 표정으로 내전과 소련군 침공의 비극을 세계에 알린 ‘아프간 소녀’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지낼까.

우리시대 종교음악의 거장인 지휘자 존 엘리엇 가디너가  바흐의 칸타타 순례 시리즈 8집 음반 재킷에 얼굴 사진을 실을 정도로 그녀는 세상의 관심을 끌었다. 음악과는 전혀 관계없는 인물이지만 바흐의 칸타타가 믿음과 희망이라는 보편적 메시지를 담고있기에 절망에서 희망을 보자는 뜻에서 기획한 것이리라.

▲ 가디너의 바흐칸타타 시리즈 8집 음반 표지

미국의 사진작가 스티브 맥커리가 1984년 소련군 점령하의 아프가니스탄에 잠입해 파키스탄과의 국경지대 난민촌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이듬해 내셔널 지오그래픽지 6월호 표지에 실리면서 아프간의 참상을 세상에 알렸다.

사진 주인공은 당시 12살 소녀였던 ‘샤르바트 굴라’. 소련군 폭격으로 부모를 잃은 상태였다.

이후 맥커리팀은 17년이 지나 2002년 파키스탄에서 3명의 자녀를 둔 굴라를 찾았다고 허핑턴포스트가 전했다.

파키스탄에는 현재 250만명이상의 아프간 난민이 살고있는 것으로 파키스탄 이민국은 추산한다.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 붕괴이후 수백만 난민이 돌아갔는데도 이정도의 난민들이 파키스탄인들로부터 범죄와 테러의 뿌리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남아있다고 한다. 이들 난민캠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아프간 난민들은 상당수가 가짜서류와 뇌물로 부동산을 거래하고 은행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ID카드를 발급받는 것으로 파키스탄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아프간소녀' 12살 때 모습

굴다도 ‘샤르바트 비비’라는 이름으로 두 아들(라우프 칸, 왈리 칸)과 함께 ID카드를 불법적인 방법으로 발급받은 것으로 보고 행방을 쫓고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런데 현지의 한  언론은 이 두 아들이 굴라의 친아들인지 불분명하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최근 이젠 중년부인이 된 굴다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가디너는 몬테베르디 합창단, 잉글리시바로크 솔로이스츠와 함께 바흐칸타타 전곡을 녹음했다. 당초 아르히브 레이블에서 대장정에 들어갔으나 음반계 불황으로 중단되자 자신이 직접 SDG(Soli Deo Gloria, 오로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라는 음반사를 차려 녹음을 마무리지었다.

그는 순례를 하면서 맥커리의 사진에 흠뻑 빠쳐 굴라를 비롯해 중국복장을 한 티베트 소녀, 인도축제에 나온 소년, 아프간 농부 등 맥커리의 사진작품을 칸타타 음반표지 인물로 삼았다.

 칸타타 8집에는 칸타타 138, 99, 51, 100번(1권)과 161, 27, 8, 95번(2권)등 8곡이 CD 2장에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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