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사태가 봉합되자 이번엔 이탈리아 정치 불안이 미국과 유럽의 주가를 흔들어 놨다. 이 여파로 지난밤 미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고 유럽 주요국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27일(미국시각) 월가는 하루 종일 요동쳤다. 이탈리아 제 3당이 현재 집권당이 추진하는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다우지수는 큰 폭의 하락세로 시작했다. 이탈리아에서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재선거를 실시해야 하고 이 경우 유로존 정치 경제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심리가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여기에 2월 미국 미결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0.4% 감소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다가 미 연준 인사들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신중해야 한다”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시장은 가까스로 진정됐다.
 
이 결과 다우지수는 1만4526.16으로 33.49포인트 하락했고 S&P500지수도 1562.85로 0.92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나스닥지수는 반도체 종목 상승 등에 힘입어 1562.85로 4.04포인트 상승한 채 마감했다.
 
유럽 시장은 더 흔들렸다. 영국 프랑스 주가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독일의 주가지수는 90포인트나 떨어졌다. 이탈리아 불안에다 영국, 유로존 경기지표마저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나스닥 움직임과 한국의 코스닥 움직임이 유사한 상황으로 흘러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한국 코스닥 시장에선 바이오 주식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나스닥 시장도 이런 흐름을 보이긴 마찬가지다. 나스닥 거래대금 20위 안에 바이오 관련주가 2개나 포함돼 있을 정도다. 바이오젠 아이덱과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그것들이다. 바이오젠 아이덱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상태고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타미프로 생산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애플이 스마트폰 TV 생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관련 종목들의 수혜여부도 주목된다. 그중에서도 셋톱박스 업체들의 부각이 점쳐지고 있다. 인도 등 신흥국들이 잇따라 셋톱박스 수입을 늘리고 있는데다 한국 미국 등에서도 디지털 TV전환이 본격화하면서 셋톱박스 산업이 제2중흥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TV 부품 공급업체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한 것도 한국시장과 관련해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한국의 경우 최근 반도체 시장 부활조짐에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마저 일시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반도체 수출 여건이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한국시각) 오전 현재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달러당 1112원으로 전일 대비 0.05% 올라 원화가치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밤 월가에서 금값은 온스당 1605.90달러로 10.20달러나 올랐는데 주식시장이 불안해지자 안전자산 쪽으로 돈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주식시장에선 이렇다할 호재가 고갈된 상태여서 앞으로 금값 또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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