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들어 유럽악재가 또다시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지면서 글로벌 경제를 더욱 불안케 하고 있다.
 
특히 메가톤급 유럽발 악재 표출은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한동안 잠잠했다가 다시 확산되곤 하는 양상이 반복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번주 들어 유럽시장에 다시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한꺼번에 악재가 수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9월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글로벌 상황을 더욱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 만일 그리스가 디폴트 상황에 빠지기라도 한다면 유럽 각국은 그야말로 연쇄 도산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한 불안감도 학산일로다.
 
스페인 국채금리가 지난 23일 연7.5%로 유로화도입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는가하면 지방정부 7곳이 파산위기에 몰려있다는 섬뜩한 소식도 전해온다.
 
이탈리아도 상황은 비슷하다. KB투자증권측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구제금융신청에 전면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 EU 회원국의 재정적자 변화 및 정부부채(단위: GDP 대비, %) <출처=2010년 2월 19일자 삼성경제연구소 Issue Paper ‘남유럽 재정위기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한 수 거들고 나섰다. 믿었던 독일마저도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해 버린 것이다. 네덜란드 룩셈브르크 역시 ‘부정적 전망’으로 신용등급을 강등 당했다.  
 
이처럼 유럽위기가 다시 전면에 크게 부각되자 국내 각 기관들도 잇따라 ‘경보음’을 내기 시작했다. 
 
교보증권측은 “최근의 유럽재정위기는 중앙정부 위기가 지방정부 위기로 이어지고 나아가 민간부문의 위기로 파급되었던 지난 2008년의 상황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미국고용시장 불안우려에다 스페인국채문제까지 겹쳐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국 또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GDP(국내총생산)성장이 계속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위기가 해결되기까진 갈길이 아주 멀다는 것이다. 
 
한 전직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유럽위기는 그간 과도하게 방탕했던 유럽인들에 대한 경고”라면서 “그들이 자신들의 분수를 깨닫고 철저한 자기반성을 한 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가 형성될 때부터 해결의 기미를 보일 것”이라며 “유럽 각국이 그런 심각성에 공감하지 못하고 일시적 해결책에만 매달린다면 해법은 묘연해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영국계 금융회사인 튤렛 프레본의 진은민 대표도 “유럽사태는 장기간의 고통과 인내의 과정을 거친 뒤에나 해결될 것”이라며 “이미 자신들은 금융시장을 대할 때 지극히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한 채 장기간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혁 전 크레디아그리콜은행 대표 또한 “현 유럽위기와 관련해선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 해결되겠지 하는 수준으로 봐선 안된다”며 “앞으로도 대형악재가 계속 표출될 가능성이 큰 만큼 보다 통큰 안목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전문가들은 만약 그리스가 디폴트 상황으로 치닫기라도 한다면 인근 국가들도 연쇄 위기에 빠지는 이른바 “공포의 도미노 상황”에 빠질 공산이 크다고 전제, 그 경우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금융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유럽이 그리스사태와 스페인, 이탈리아, 포루투갈 등의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것인 지가 향후 세계 경제 안정의 큰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우리도 이런 유럽사태를 예의주시하고 미국 상황을 동시에 점검하면서 중국이 자신들의 움츠러든 경제를 어떻게 추스려 나가는지를 면밀히 체크해가며 더 큰 악재발생시 긴밀하고도 민첩한 대처를 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주식투자자가 됐든 실물투자자가 됐든 투자자들도 지금쯤이면 바닥에 거의 다다랐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보다는 상황에 따라선 자칫 더 큰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인식하면서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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