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노벨 화학상 공동수상자(왼쪽부터 스웨덴의 토머스 린달, 미국의 폴 모드리치, 터키계 미국인 아지즈 산자르

[외신종합]올해 노벨 화학상은 생체내에서 손상된 DNA(유전자)가 회복되는 원리를 밝힌 스웨덴, 미국, 터키 태생의 과학자 3명이 공동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015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토마스 린달(77·스웨덴) 프랜시스크릭연구소 명예교수, 폴 모드리치(69·미국) 미국 듀크대 의과대학 교수 겸 하워드 휴스 연구소 연구원, 터키·미국 이중국적자 아지즈 산자르(69)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 등 3명을 7일 선정했다.

왕립과학원은 "이들의 연구는 세포가 손상된 DNA를 어떻게 복구하고 유전자 정보를 보호하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며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 이들의 연구를 통해 살아 있는 세포가 어떻게 기능을 발휘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며 이들의 발견으로 무엇보다도 새로운 암 치료의 방법을 열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우리 몸의 유전자 물질이 해체되지 않는 것은 분자 시스템 차원에서 DNA를 지속적으로 추적·관찰하고 복구하기 때문인데 이들 수상자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이다. 

린달 박사는 염기절제 복구에 대한 업적을,  모드리치 박사는 세포 분열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상을 복구하는 과정, 샌카 박사는 햇볕 자외선(UV)에 의한 손상에 대한 복구 과정 등을 각각 밝혀냈다.

인간의 DNA는 하루에도 수천회에 걸쳐 즉흥적으로 변형되며 태양의 자외선이나 발암물질들로 인해 손상될 수 있다.

DNA에 들어있는 염기서열의 정보는 쉽게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은 1970년대 밝혀졌다. 세포가 분열될 때 DNA가 복제되는데 이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한다는 것.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세 명의 연구자들은 세포 안에 손상이 생겼을 경우 이를 바로 잡는 세가지 메커니즘을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 업적은 피부암과 대장암 등 새로운 암 치료제에 대한 가능성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은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DNA 복구 메커니즘이 정상적이지 않아 관리하는 효소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조규봉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DNA 복구 메커니즘이 밝혀지면서 질병이 왜 나타나는지 원인을 밝혀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면서 "관련 질병들도 멀지 않은 미래에 고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상자로 선정된 사실을 전해들은 린달 박사는 "놀랍다"면서 "종종 후보로는 올랐는데 매우 운이 좋고 선택된데 자부심을 느낀다" 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린달의 수상으로 스웨덴은 29번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국가가 됐다.

아지즈 산자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가  터키인으로서 첫 노벨상 과학분야 수상자로 발표되자 터키인들은 환호를 보냈다. 산자르 교수는 터키 동부 마르딘 주 사부르 출신으로 미국 국적도 가졌다.

터키는 지난 2006년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63)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데 이어 두 번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산자르 교수는 "부모님 모두 글을 읽을 줄 몰랐지만 교육이 중요하다며 온 힘을 다해 8자녀 모두 학교를 보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이들은 800만 스웨덴 크로나(약 96만 달러)의 상금을 나눠 갖게 되며 시상식은 12월1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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