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사진=뉴시스)

[외신종합] 2015년 노벨문학상은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고있는 벨라루스의 기자 출신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에게 돌아갔다. 여성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14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8일 “알렉시예비치가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다층적으로 표현한 기념비적인 작품을 보여줬다"며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알렉시예비치는 제2차 세계대전과 아프가니스탄 소련 전쟁, 체르노빌 원전사고, 공산주의 소멸 이후 자살 문제 등 소련 비극과 붕괴를 시대적으로 묶은 작품을 선보였다.

10년 넘게 체르노빌 사고를 취재해 쓴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1997년 출간된 뒤 2006년 미국 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벨라루스는 체르노빌 사태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국가다. 이 책은 국내에도 번역됐다.

1985년 전쟁을 겪은 여자들의 독백으로 이뤄진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출간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기시작했다.

이 책은 소련의 군인들을 영웅적으로 그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필을 마치고도 출간이 2년 늦춰졌지만, 첫 출간 이후 대중과 평단의 찬사를 받으면서  여러 쇄를 증쇄했다.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가 모호한 이 책의 장르를 두고 작가는 '소설-코러스'라고 명명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의 실상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그린 '마지막 증인들', 소련-아프간 전쟁의 폭력적인 실상을 다룬 '아연 소년들'(1989), 사회주의 몰락 이후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죽음에 매료되다'(1993) 등을 출간했다.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의 후유증을 다룬 다큐멘터리 산문 '체르노빌의 목소리'(1997)는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벨라루스는 체르노빌 사태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국가다. 그러나 정작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장기 집권하고 있는 본국 벨라루스에서는 검열에 걸려 책이 출간되지 못했다.

최근작으로는 사회주의 붕괴 이후 사람들의 상실감과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 등을 다룬 '세컨드 핸드타임'(2013)이 있으며, 사랑 이야기를 담은 신간 '영원한 사냥의 훌륭한 사슴'을 준비 중이다.

▲ 국내서 번역출간된 '체르노빌의 목소리'

'체르노빌의 목소리'가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간되는 등 모두 19개국에서 주요 작품에 번역됐다. 그러나 정작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장기 집권하고 있는 본국 벨라루스에서는 검열에 걸려 책이 출간되지 못했다.

다림질을 하다가 노벨상 수상소식을 들었다는 그녀는 발표 직후 스웨덴 SVT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복잡한 심경"이라고 전했다.

그녀는 "(노벨문학상 수상한 러시아 작가인) 파스테르나크 등 위대한 이름들이 떠오른다"며 "환상적인 기분인 동시에 조금 심란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알렉시예비치는 1948년 우크라이나 스타니슬라브에서 벨라루스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벨라루스 국립대 언론학과를 졸업한 뒤 여러 지역 신문사와 문학예술잡지 ‘네만' 기자로 일한 언론인 출신이다.

시상식은 노벨상을 제정한 알프레드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상금은 800만 크로나(약 11억 2872만원)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