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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와 '프로토스 육룡'의 여섯 용이란
'육룡이 나르샤'와 '프로토스 육룡'의 여섯 용이란
  • 장경순 기자
  • 승인 2015.10.27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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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직계 6대 선조' 원 뜻에서 파생된 육룡 잡기(雜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가 월화드라마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드라마는 유아인, 신세경의 정상급 남녀 주인공부터 성공이 확실한 카드로 평가받는 데다, 다른 성공작들의 경우처럼 주인공들의 아역배우부터 탄탄한 인기를 다져놓았다.
 

▲ '육룡이 나르샤'의 남녀주인공 유아인(태종 이방원)과 신세경(분이). 훗날 분이가 태종의 후궁이 된다고 하는데 현재는 서로 팔뚝을 물어뜯으며 격투를 벌이는 관계다. /사진=SBS 홈페이지.

 

원래 조선왕조에서 '육룡'은 한글 창제 후 용비어천가를 지은 세종대왕이 직계 조상 여섯 분을 칭하는 말이다. 목조 이안사(이성계의 고조부), 익조 이행리(증조부), 도조 이춘(조부), 환조 이자춘(부친), 태조 이단(이성계의 즉위 후 이름), 태종 이방원을 가리킨다.

‘육룡이 나르샤’라는 제목은 용비어천가 제일 첫 번째 장 ‘해동 육룡이 나라샤 일마다 천복이시니 고성이 동부하시니’라는 문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육룡'은 태조 이성계(천호진), 태종 이방원(유아인) 진짜 육룡 두 명에 정도전(김명민) 등 실존 인물 세 명, 이방지(변요한), 분이(신세경), 무휼(윤균상) 등 가공 인물 세 명을 뜻한다.

용비어천가 이후 ‘세간’에서 육룡이란 말이 쓰인 것은 이 드라마가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정상의 인기를 누리던 프로게임 스타크래프트에서 쟁쟁한 프로토스 플레이어 여섯 명이 육룡으로 천하를 지배한 적이 있다. 김택용, 송병구, 허영무, 윤용태, 김구현, 도재욱 등이 주요 토너먼트 상위권을 휩쓸던 시절이다.

한 때, 테란과 저그 등쌀에 밀려 거의 몰락 지경이던 프로토스가 ‘6룡 시대’를 맞이한 건 힘든 시기 박영민이 혼자 버텨준 덕택이라 해서, 6룡과 함께 ‘노룡’ 박영민이 함께 칭송받기도 했다.

‘육룡이 나르샤’는 1997년 KBS 드라마 ‘용의 눈물’, 2014년 ‘정도전’ 등 같은 시대의 정통 사극과는 장르가 다른 ‘팩션 사극’으로 분류된다. 장면 하나하나를 두고 역사 왜곡이니 아니니 따질 대상이 아니란 의미다. 페르시아에 맞선 스파르타의 투쟁기를 그린 외화 ‘300’을 보면서 미국식 말투와 행동거지를 쓴다고 비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장르는 다소 달라도 2014년 ‘정도전’에서의 인물 묘사를 상당히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흔히 나약한 인물로만 그려졌던 정종 이방과(영안군)가 준수한 무장으로 등장하는 것과, 고려 간신의 3인 체제 등이 그렇다. 이런 면에서는 2014 ‘정도전’의 판타지 버전으로도 볼 수 있다. 마치 정통역사 소설 ‘강태공’(대채지 저. 김택원 평역)과 ‘봉신연의’의 관계와 같다.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나, 태종 이방원의 이미지가 남성우, 유동근과 같은 호걸형에서 안재모, 유아인 등 준수한 선비형으로 바뀐 것도 닮은 점이다. 실제 역사로도 그게 더 사실에 부합하는 듯 하다.

‘육룡이 나르샤’는 앞선 2011년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시즌2 또는 ‘비기닝’의 성격도 갖는다. 당시의 가공 인물 이방지, 무휼 이신적 등이 그대로 등장해 “그 때 나는 왜 그렇게 되었나”를 설명해 준다. 한글 창제에 큰 공을 세운 궁녀 ‘소이’는 이번에 등장할 수 없지만, 여배우 신세경이 또 한번 여주인공 ‘분이’를 맡았다.

지난 10월7일 제1차 왕자의 난 617주년이 되는 날부터 관련 만필을 연재하고 있는 기자가 가장 주목한 배우는 이방원의 아역 남다름이다.

▲ 태종 이방원의 아역 남다름. 어른들 앞에서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할 말 다하는 성격의 한 편에 마음의 우상 '잔트가르(최고 사나이라는 뜻의 몽골어)'를 동경하며 찾아다닌다. 그러나 조선왕조의 잔트가르는 바로 태종 자신이 아니었을까. /사진=SBS 홈페이지.

역사 기록 외적으로 이 인물의 어린 시절에 대해 상상해 왔던 것과 상당히 일치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성인역 유아인에게 역할을 물려줬다.

큰아들은 제사 이어갈 자식으로 어렵게 여기고, 둘째 아들은 큰아들이 아니니 고된 일을 시키고, 셋째·넷째는 약하거나 “소 같은 인물”이라고 여기다가 다섯 번째에 가서 글 좀 읽는 듯한 아들을 얻고 나니, 차마 매도 못 들고 포부가 가득하게 키운 모습 그대로다. 세상만사에 겁 없이 ‘껍적거리고 나서는 다섯째’다.

이런 천방지축이 냉혈한 권력자로 변신하는 과정에 대해서 드라마에서는 간신과 그들의 자제들 때문으로 묘사하고 있다. 기자는 철드는 나이부터 함흥의 어머니와 ‘개경 어머니’를 비교하면서 얻은 서러움이 그런 변신의 주요인이었다고 보는 차이는 있다.

이 어린 배우가 잘 성장해서 훗날 이 시기를 다룬 정통 사극의 태종 이방원을 한번 해봤으면 하는 기대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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