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인사이드 "범죄 보도에서는 사실 관계 정확히 따져야"

 
▲ 출처=KBS 미디어 인사이드 홈페이지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지난달 아파트 주변에서 길고양이를 돌보던 50대 여성이 윗층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언론들은 이른바 '캣맘'에 대한 혐오 범죄로 추정한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경찰수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추측성 언론 보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2일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 1일 KBS '미디어 인사이드'에서는 몰아가기식 언론 보도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다. 최근 아파트에서 투척된 벽돌에 맞아 숨진 50대 여성이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른바 '캣맘'으로 알려지면서, 언론은 '캣맘'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에 주목했다. 사건 발생 이후 8일간 1600여 건에 달하는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사건 발생 9일 째 언론의 추측과 전혀 다른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자,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없이 기사를 쏟아내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고양이 집을 만들고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캣맘이고, 캣맘을 혐오하는 사람의 범행이다 이렇게 몰고 갔다. 주목받을 만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포장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캣맘으로 몰고 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언론이 '캣맘 혐오'라는 추측에 집중하는 가운데, 사건 초기 제기됐던 또 다른 가능성들이 묻혀버린 것이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장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가 발견됐을 때 언론과 미디어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 지나치게 집중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 이외의 다른 가능성, 단서, 정황들이 제기된 것은 쉽게 무시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언론들이 '캣맘 괴롭히는 방법', '길고양이 보호에 대한 찬반 논란' 등 불필요한 갈등들을 부추기는 내용을 보도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4월 생후 28개월 된 아기를 살해한 아버지에 대해서는 복합적인 원인 중에서도 언론은 게임 중독에만 주목했고, 지난해 12월 발생한 수원 팔달산 시신유기 사건에서는 장기 밀매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수사 결과 장기밀매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강미은 교수는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만이 기사를 쓰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밋밋한 기사밖에 쓸 수 없다는 말은 잘못이다. 쓸 수 없으면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이고, 팩트를 과장한 추측을 덧붙여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 인사이드' 제작진은 "범죄 사건의 경우 사건의 피해자가 있는 만큼 확인되지 않는 내용을 섣부르게 보도해서는 안된다"면서 "사건의 본질을 벗어나 자극적인 소재에만 주목하는 기사는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부르기도 한다. 범죄 사건 보도는 추측이 아닌 사실 확인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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