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한국-중국 경제가 위험하다는 얘기...당국자들 각성해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최근 중국과 한국에서 미국 달러의 인기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 한국의 경제가 그만큼 위태롭다는 것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권 등 일부 부자동네에서는 금고가 잘 팔린다고 한다. 또한 일부 부자는 값 비싼 금고 속에 한국 돈 5만원권과 미국 100달러짜리 지폐다발, 그리고 금을 사다 채워 넣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예금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 금융권에서도 달러화 예금이 크게 늘어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5년 10월 말 거주자(내국인) 외화예금 현황에 따르면 외화예금 잔액은 634억 달러로 전월보다 42억1000만 달러나 증가했다.

외화예금은 지난 4월 680억40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5월부터 5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다 6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달러화 예금이 59억8000만 달러 증가한 494억5000만 달러를 기록, 월중 증가폭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 눈길을 끌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걸까. 한은은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일반 기업의 수출입 결제성 대금 예치가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닌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부 금융기관과 개인투자자들도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틈을 타 외화예금을 통한 달러 확보에 적극 나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소기업을 영위하는 C기업은 최근 미국 달러를 6000만원어치 사들였다. 그런가 하면 A증권사 파생금융 담당 부서에선 최근 틈날 때마다 달러를 분할 매수하고 있다.

A증권사 고위관계자는 “한국 경제의 앞날이 크게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향후 원-달러 환율이 큰 변동성을 보일 수도 있다”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떨어진 틈을 타 적지 않은 규모의 달러를 분할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은 비단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중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올 여름 중국증시가 폭락하자 중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과 달러를 선호하는 경향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증권사의 고위 임원은 “최근 중국과 한국 경제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예금자들 사이에서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든, 비상시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든, 달러화를 선호하는 흐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이어 "한국인들 사이에서 달러화가 인기를 끄는 것은 자국 경제를 불신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면서 "경제정책 당국자들은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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