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차별 금지돼있지만 관행적으로 어린 지원자 선호

▲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는 구직자들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정부와 기업들은 청년고용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올해도 취업 관문에 가로막힌 취업준비생들은 한 해가 지나는 것이 초조하고 답답할 뿐이다. 특히 구직자들은 취업에서 연령 상한선이 있다며 불안해 한다. '한수진의 SBS 전망대'가 취업준비생의 목소리와 전문가의 견해를 전했다.

19일 'SBS 전망대'에 출연한 30세 여자 취업준비생은 "졸업한지 4년이 됐고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한 지 3년이 됐다"면서 "올해 나이가 서른인데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보통 남자는 서른 둘, 여자는 서른 살부터 나이가 취업에 걸림돌이 된다는 말이 나오고, 취업절벽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초조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나이 제한이 덜하다고 생각되는 공기업까지 같이 준비를 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취업준비생은 "기업에서는 명시적으로 학력 제한, 나이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지원 자체는 자유롭지만 실제로 나이가 어린 친구일수록 서류 합격률이 높은 데다, 면접에서도 추가 질문에서 '나이가 많을 것 같은데 회사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면서 "간혹은 나이가 많은데 인턴이나 경력이 전혀 없어서 이때까지 뭐했냐는 식의 질문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나이 때문에 취직 기회를 제한 당하는 점에 대해서 "주위에 너무나 훌륭한 청년들이 많은데 이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면서 "그 기회가 나이 때문에 박탈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는 "우리 사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는 청년 취업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면서 "법적으로는 고용할 때 연령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지만, 취업준비생이 전했듯이 관행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신규채용에서 나이를 감안하다 보니 졸업 후 바로 취업하지 못한 사람들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채용 기준에서 나이를 중시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 사회는 위계질서, 연고, 조직문화 시스템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기업들은 젊은 사원들을 채용했을 때 나이가 많은 사원보다 위계질서에 더 빨리 적응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과 함께 "한 조사에서는 나이가 든 신입사원의 채용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조직 위계질서가 흔들릴까봐'라고 답한 기업의 비율이 47.5%에 이르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병훈 교수는 "일자리가 충분하다면 청년들이 대학 졸업 후 바로 원하는 곳에 취업이 되겠지만, 지난 10년간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힘들어지면서 취업 재수·삼수생이 늘고 있다"면서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노동시장의 문제이며, 정부도 청년고용 대책을 마련할 때 30대 중반까지도 취업을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관련 대책을 내놓을 때 기업들이 조직문화나 풍토에 따라 제때 이행하지 못할 경우, 애매한 연령대의 청년들은 더욱 소외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도 기업들이 고용 관행을 바꿀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하거나 연령 차별에 대해 처벌하는 식의 실효성 있는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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