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복잡하게 하는 두 인물이 있다.

한 사람은 현재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선두를 달리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다. 또 한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트럼프의 논란 가득한 언동은 미국인들 뿐만 아니라 공화당 성향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통령 모습이 전혀 아니다. 그러나 이름을 밝히지 않는 여론조사에서 이들은 트럼프를 공화당 선두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의 내면이 트럼프로 기울어지는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반감도 작용한 것이다.

마치 한국에서 극심한 정파주의로 인해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몰상식한 헛소문이 도는 것처럼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 문제 등에 대한 험담은 지금도 그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요즘 오바마 대통령을 비방하는 사람들이 돌려보는 이야기가 있다. 지어낸 것이다.

“어떤 선생이 학생의 능력이 떨어진다고 몹시 구박했다. 아이 엄마가 이 사실을 알고 아이를 데리고 학교를 떠났다. 많은 세월이 지나 선생이 중병을 앓고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오직 한 의사만이 이를 고칠 수 있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선생이 눈을 떠 눈앞에 보이는 의사에게 고마움을 전하려고 했다. 갑자기 말문이 막히며 선생은 숨을 거두고 말았다. 놀란 의사가 주위를 둘러보니 청소부가 청소장치를 쓰려고 선생의 호흡장치 전원을 뽑은 것이었다. 이 청소부가 선생의 구박받던 제자였다. 이 이야기를 읽는 동안 의사가 그 학생일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투표했을 것이다.”

수술하는데 청소부가 전원을 뺀다는 얘기부터 현실성이 크게 떨어지는 지어낸 얘기다. 이 이야기에서 보수 성향 미국인들의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에 대한 혐오감이 보인다. 현실을 모르는 낭만주의자들이나 오바마를 찍었다는 비아냥이 담겨 있다.

이는 절대 시민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최초 흑인 대통령이 등장하는 등 하나하나의 부조리한 장벽이 허물어지는 과정에서 역풍이 불다보면 그 순간은 역사가 퇴보하는 듯 보일 때도 있는 그런 모습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세계를 위해 자신들이 희생하고 있다는 우월주의적 미국인들의 불만은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로만 한 것이 아니다. 노골적으로 미국 이익에 나서야 한다는 극우적 불만은 흑인 대통령이란 점만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파적 미국인들이 상상을 통해서만 사랑하는 인물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만약 푸틴 대통령이 미국인으로 이번 공화당 경선에 출마한다는 상상에서다.

트럼프가 줄곧 “푸틴은 훌륭한 지도자이지만, 우리 대통령은 그렇지 못하다”고 주장하는 것과도 통하는 정서다.

최근 푸틴 대통령의 테러리즘에 대한 강한 응징 발언이 우파 미국인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를 용서하는 것은 신이 할 일이다. 내가 할 일은 그들을 신에게 보내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듣자 일부 미국인은 “푸틴에게 가짜 출생증명서를 줘서 다음 공화당 후보들 토론회에 동참하게 해야 한다”며 적극 동감함을 피력했다. 가짜 증명서를 준다는 것 또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조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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