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합병, 이슬람국가 공습 등 과감한 결단 뒤에는 막강한 싱크탱크의 치밀한 계획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지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 미국도 평정할 수 있을 정도로 최강의 카리스마를 자랑하고 있다.

최근 그는 테러리즘에 대해 “그들을 용서하는 것은 신이 할 일이고, 내가 할 일은 그들을 신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전세계적으로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한 여성 앵커가 전한 이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발언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는 그런 발언을 하고도 남을 사람으로 간주되고 있다. 발언 뿐만 아니라 실천에 옮길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동부를 편입할 때 미국과 유럽 등 서방세계는 그의 거침없는 패권주의에 경악했다.

그러나 정치전문지인 슬레이트는 푸틴 대통령을 이러한 일반적 시각과 다르게 평가했다.

과감한 행보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러한 결단의 배경에는 수주 또는 수개월에 걸친 치밀한 계획이 있다는 것이다. 결정을 내리면 반대 세력이나 언론의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완수까지 밀어붙여, 미국과 유럽의 지도자들을 ‘머뭇거리는 멍청이’로 보이게 만든다.

최근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 공습에도 과감한 군사 작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을 폭 넓게 검토했다는 해석도 슬레이트는 제시했다. 서방은 러시아 비행기 폭파가 이슬람국가 소행이란 것을 밝혀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러시아는 프랑스 파리 테러 사태가 난 후 이를 발표했다. 러시아 국민들이 테러의 주요 표적이 아니라고 설명할 수 있게 상황이 바뀐 후 발표한 것이다. 이슬람국가 공습은 이들의 상당수가 원래 러시아에서 반군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러시아로 돌아오기 전에 격퇴한다는 포석으로 풀이됐다.

이렇게 치밀하게 상황을 검토해 이길 수밖에 없는 행동으로 옮기기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서방 지도자들은 푸틴 대통령의 약진을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거듭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에게 프랑스와의 동맹을 지시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지속되던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빗장이 크게 헐거워지고 있다.

이렇게 푸틴 대통령을 몇 걸음을 앞서게 만드는 핵심은 누구인가. 이에 대해 중국·러시아 전문가인 방세현 시사정책연구소장은 “7명의 제갈양”이라고 비유해 설명하고 있다. 방 소장은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후 한번에 완전히 끝낼 전쟁만 하는 것”이라고 방 소장은 분석했다.

세르게이 글라지에프 등 푸틴 대통령의 싱크탱크들은, 유리 안드로포프 구 소련 서기장으로부터 이어받은 푸틴 대통령의 ‘융합’ 구상을 현실화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융합은 러시아와 서방의 엘리트들이 지닌 장점을 합친다는 것이다.

안드로포프는 1980년대 긴장이 가장 높았던 냉전 시기를 초래한 소련 지도자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러시아 비밀경찰 KGB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푸틴의 융합 구상은 서방으로부터 무시를 받아왔다. 심지어 푸틴 대통령보다 러시아의 체스 챔피언이 서방의 우대를 받을 정도였다.

슬레이트는 푸틴 대통령이 못 참는 것은 평가 절하되고 무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국가의 테러에 맞서는 일은, 푸틴 대통령이 이런 무시를 분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금은 서방국가의 국민들이 푸틴 대통령과 비교해 자국의 대통령을 무시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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