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가 2014년 10월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퇴원을 앞둔 아버지의 건강한 모습입니다^^"이라는 글과 함께 올린 사진 (사진제공 =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의태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는 대척점에 서 있었지만 분식애호가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찾을 수있다. 소신의 정치인이라는 공통분모도 있다.

배고픔을 면키위해 경제발전을 국가주도하에 최우선으로 추진한 박 전대통령은 실용주의적 면모가 강한 반면  ‘대도무문’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며 군사정권에 맞선 김 전 대통령은 이상주의자라고 하겠다.

밀가루 막걸리를 즐긴 박 전 대통령은 식량난, 만성적인 쌀(미곡)부족 대책으로 1969년부터 분식을 장려해 매주 수, 토요일을 분식의 날로 정했다. 군 훈련소에서도 토요일 아침은 라면을 배식했다.

칼국수 명가의 하나로 알려진 소호정은 김영삼 대통령 취임 직후 3개월간 청와대에 칼국수 비법을 전수해줬는데 이 사실을  블로그에서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제맛이 안난다고 현직에 있을 때도 김남숙 할머니(이대영문과 졸·2008년 80세로 타계)가 운영하는 소호정을 찾았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 후 오찬자리나 여러 식사자리에 칼국수를 내놓았다. 청와대에서 점심을 먹은 후 나오면서 금방 배가 고파 다시 점심을 들었다는 이들도 있었다.

김 전 대통령때의 칼국수는 검소와 청렴의 상징이라고 할 수있으며 대통령 스스로 이를 실천했다. 그랬기에 김 전대통령은 부패척결과 실명제 도입을 추진할 수 있었다.

“머리는 빌릴 수있지만 건강은 빌릴 수 없다”는 김 전대통령답게 새벽 조깅과 영문 이니셜 ‘YS‘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런 김 전 대통령이 22일 새벽 서거했다. 향년 88세.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0시 22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숨을 거뒀다고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낮 고열과 호흡곤란 증상으로 입원했으며, 상태가 악화돼 21일 오후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돼 사망에 이르렀다고 오 원장은 설명했다.

1927년 12월20일 경남 거제군 장목면 외포리에서 아버지 김홍조, 어머니 박부연의 외아들로 태어난 김 전 대통령은 장목소학교, 통영중학교,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54년 3대 민의원 선거에 최연소로 당선돼 제 5·6·7·8·9·10·13·14대 국회의원까지 9선 의원을 지냈다.

1987년 12월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에게 패해 낙선했다.

 

▲ '3김'의 한 축인 김종필 전 총리가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하지만 민정당ㆍ김종필씨가 이끄는 신민주공화당과의 3당 합당을 통해 탄생한 거대 여당 민주자유당에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고 합류, 1992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돼 '문민시대'를 열었다.

그는 “만약 내가 하나회를 깨끗이 청산하지 않았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기말 아들이 교도소에 가는 걸 봐야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아세안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해외순방준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김 전대통령 서거소식을 듣고 "정부는 관련법과 유족들 뜻을 살펴 예우를 갖워 장례를 준비할 것"이라며 "유족들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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